中 선전 폐쇄·LG 수요↑…반도체 바람타고 LX그룹 '핵심'된 LX세미콘

/사진 = 이호연 디자인기자

디스플레이용 반도체를 설계해 판매하는 팹리스(설계전문) 업체 LX세미콘이 '2조원 클럽'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코로나19(COVID-19) 장기화로 급등한 전자제품 수요를 반도체 수요가 따라가지 못하는 '슈퍼사이클'(초호황) 바람을 제대로 탔다. 업계는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 하락의 원인인 중국 선전 폐쇄와 LG디스플레이 출하량 확대 등 잇단 호재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X세미콘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63% 이상 증가한 1조 8988억원이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942억원에서 3696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모두 역대 최대 실적으로 영업이익률만 20%에 달한다. 주력제품인 OLED 패널용 DDI(영상 데이터 제어 구동칩)과 타이밍 컨트롤러 집적회로(T-CON IC) 등 수요가 늘어난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올해에도 LX세미콘의 호황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코로나19로 TV와 모니터, 태블릿PC 등 전자제품 수요가 증가했으나 여기에 사용되는 디스플레이용 반도체 공급이 부족한 현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LX세미콘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DDI 수요가 IT패널 생산량 확대와 아이폰 13 신제품 등으로 급등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매출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 고객사인 LG디스플레이가 대형 OLED 라인업을 앞세워 올해 OLED 패널 출하량을 크게 늘릴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호재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TV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23.8%의 점유율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20.6%)를 꺾고 1위를 차지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LG디스플레이의 OLED TV 연간 판매량은 1001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LX세미콘 대전캠퍼스 전경. /사진 = LX세미콘 제공

지난해 디스플레이 패널을 대량 생산하며 패널 가격 하락을 이끈 '중국의 실리콘밸리' 광둥성 선전시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전면 봉쇄된 점도 긍정적이다. 선전시는 지난 13일부터 대중교통 운행을 중단하고 필수 업종을 제외한 모든 기업의 생산활동을 중지시켰다가 21일부터 재개했다. 선전시에는 전 세계 LCD TV 패널 생산량의 10~15%를 차지하는 CSOT 생산공장이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츠(DSCC)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이어지던 LCD TV 패널 가격 하락폭이 다소 줄어들다 2분기 이후 점차 증가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LCD TV 패널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이 개선되면 대체재인 OLED TV 업황도 나아지며 LX세미콘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라며 "중국발 생산 차질로 인한 LG디스플레이의 이익 증대는 LX세미콘에게도 긍정적"이라고 했다.

매출이 상승하고 있는 LX세미콘은 지난해 LG그룹에서 독립한 LX그룹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말 기준 LX그룹 상장 계열사의 시가총액 5조원 중 LX세미콘은 절반 가량인 2조 7210억원이었다. 구본준 LX회장 역시 LX세미콘 양재캠퍼스에 집무실을 마련하고 전력반도체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원자재 값이 폭등하고 주요 고객사의 매출 저하가 예상되는 점은 변수다. LX세미콘은 DDI 개발 조직을 1개로 통합하는 등 조직을 개편하고 투자를 확대해 '매출 2조원 시대'에 진입할 계획이다. 또 DDI 외에도 파워IC, 전력관리반도체(PMIC) 등 반도체 라인업을 강화하고 지난해 LG이노텍에서 인수한 실리콘카바이드(SiC) 반도체 유무형 자산을 기반으로 차세대 반도체 제품 개발도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