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다" 호소하던 '택배견' 경태 주인, 후원금 횡령 의혹 나오자…

머니투데이

전형주 기자

택배견(犬) 경태의 보호자이자 CJ대한통운 택배기사인 김모(34)씨가 후원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SNS를 삭제하고 잠적했다.

31일 오후 9시 기준 김씨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접속하면 "죄송합니다. 페이지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뜬다. 이 문구는 이용자가 직접 계정을 삭제 또는 비활성화하거나, 운영원칙을 위반한 경우 뜬다.

앞서 김씨는 반려견인 경태와 태희가 심장병을 앓고 있다며 치료비를 모금했으나 사용처를 공개하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김씨가 카페와 SNS를 통해 팬에게 여러 차례 후원금을 요구했다는 글이 올라와 후원금을 횡령한 게 아니냐는 의혹으로 번졌다.

여기에 후원금 액수가 수천만원에 달하며, 그가 한 동물권 단체로부터 병원비 200만원을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져 의혹에 힘을 실었다.

이에 김씨는 후원자 모임에 따로 연락해 "허위 사실에 대응할 예정이다. 증빙자료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의혹은 쉽게 해소되지 않았다.

후원금을 요구하는 김씨와 후원금 인증 내역.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일부 후원자는 "영수증만 공개하면 되는데 준비할 필요까지 있냐", "후원금 반환에 정식 대응이 필요하냐"고 항의했고, 김씨는 "더이상 말하지 않겠다"며 연락을 끊었다. 이후 SNS에 올린 글을 모두 삭제하다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한 상태였다.

이에 머니투데이는 김씨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김씨는 2020년 12월 조수석에 경태를 태우고 다니는 게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며 유명해졌다. 그는 2013년 한 화단에서 뼈가 부러져 누워 있던 유기견 경태를 발견해 입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와 경태의 사연이 알려지자 CJ대한통운은 지난해 1월 경태를 '명예 택배기사'로 임명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