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무릎 꿇자 8만원 넘은 에스엠 주가…유지될 수 있을까

소액주주 측이 추천한 감사를 선임한 에스엠 (85,900원 ▲3,200 +3.87%)의 주가가 최근 크게 올랐다.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의 창립자이자 최대주주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무릎을 꿇자 시장이 환호로 답한 셈이다. 이제 시장은 단기간에 뛴 주가를 에스엠이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4일 코스닥 시장에서 에스엠은 전 거래일 대비 3700원(4.31%) 내린 8만2200원에 장을 마쳤다. 5거래일 만의 하락 마감으로 그동안의 상승폭을 일부 돌려주는 모양새다. 하지만 아직 8만원대는 유지하고 있다.


에스엠은 지난달 31일 개최된 정기 주주총회를 전후로 주가가 연일 상승했다. 소액주주 측으로 에스엠에 비판적이던 행동주의 사모펀드(PEF)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이 내세운 감사가 선임되면서다.

에스엠의 주가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지난달 29일 1.06%, 지난달 30일 4.74% 올랐다. 이어 주주총회가 있던 지난달 31일 2.51% 올라 8만원을 돌파했고 지난 1일에는 5.27% 올라 단숨에 8만5000원마저 넘었다. 특히 에스엠은 지난 1일 장중 9만원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시장이 지배 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얼라인은 그동안 에스엠이 이수만 프로듀서의 개인 회사인 라이크기획에 일감을 몰아줘 주주와 회사의 가치를 훼손했다고 문제를 제기해왔다.


실제 에스엠은 상장 이후 지난해 3분기까지 총 1427억원을 라이크기획에 인세로 지급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스엠이 지난해 라이크기획에 인세 명목으로 지급한 금액은 240억원으로 에스엠의 연결 기준 연간 영업이익(675억원)의 약 35.6%에 달했다.

소액주주 측이 추천한 감사의 임기가 지난 1일부터 시작됨에 따라 앞으로 에스엠과 라이크기획의 계약 관계가 재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로 시장이 환호를 멈춘 가운데 당장 에스엠 앞에는 이수만 프로듀서의 지분 매각 등 불확실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수만 프로듀서가 에스엠 지분을 매각하고 이후 양수인이 경영권 강화를 위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 등이다. 현재 에스엠 지분 18.5%를 가지고 있는 이수만 프로듀서는 카카오 등과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증권가는 다만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에스엠의 성장성이 명확하다며 매수를 추천하고 있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수만 프로듀서의) 지분 매각 성사 여부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지만 결과와 관계 없이 'K-컬쳐'를 대표하는 지식재산권(IP) 기업으로서 에스엠의 성장 추세는 명확하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0만5000원을 제시했다.

엔터주 전반에 수혜를 줄 것으로 예상되는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모멘텀도 에스엠에 호재다.

이혜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 슈퍼주니어와 NCT127 등을 필두로 오프라인 글로벌 투어를 개시할 예정"이라며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기간 급감한 에스엠의 공연 부문 매출이 회복돼 실적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이밖에도 에스파의 성장성과 블록체인 관련 신사업 등을 이유로 에스엠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1만2000원을 제시했다.

한편 엔터주는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지난달 3일 종가 대비 이날 종가 기준 JYP Ent. (60,000원 ▼100 -0.17%)는 23.32%, 하이브 (193,900원 ▼100 -0.05%)는 12.57%, 에스엠은 9.60%, 와이지엔터테인먼트 (43,150원 ▲350 +0.82%)는 8.66%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