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엔-대웅, 내년 3조 中 위식도 시장서 붙는다

HK이노엔 (37,650원 0.00%)과 대웅제약 (112,700원 ▲1,300 +1.17%) 두 회사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3조원 규모의 중국의 위식도질환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시장을 잡으면 1년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서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에 등극할 가능성도 있다.

두 회사 모두 자체 개발한 신약인데 유사한 계열의 약물이라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새로운 계열의 두 치료제가 비슷한 시기에 진출하게 된 만큼 시장 내 인지도를 높이면 동반 성장할 수도 있단 평가도 나온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은 올 상반기 내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의 중국 허가 승인과 출시가 목표다.

HK이노엔은 2015년 중국의 소화기 치료제 전문 제약사 뤄신에 케이캡을 기술수출했다. 뤄신은 지난해 2월 현지 국가의약품감독관리국(NMPA) 산하 의약품평가센터(CDE)에 역류성 식도염 신약으로 품목허가 신청했다. 올 상반기 내에는 무리 없이 품목허가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뤄신제약이 현지 시장에 케이캡을 출시하고 목표 매출을 달성하면 HK이노엔은 이에 따른 로열티(경상기술사용료)를 받는다.


케이캡은 HK이노엔이 자체개발한 '국산 신약 30호'다. 현지에서 신약 허가를 받으면 일정 기간 동안 제네릭(복제약)의 진입을 막을 권리를 갖게 된다. 글로벌 빅파마처럼 독점적으로 매출을 올릴 기회가 생긴다. 중국의 위산분비 억제제 시장 규모는 약 3조5000억원에 이른다. 복제약의 진입을 막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면 1조 이상 매출을 내는 블록버스터가 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특허가 만료된 다국적 제약사 로슈의 황반변성 치료제 '루센티스'는 1년간 전 세계에서 4조가 넘는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국내 원외처방액은 1096억원에 이른다.

이외에도 HK이노엔은 케이캡의 적응증을 늘리고 제형도 다양화한다. 적응증은 치료제로 쓰일 수 있는 질환이다. 적응증이 늘어나면 매출도 증가한다. 중국 현지에서 헬리코박터 제균, 십이지장궤약 등으로도 임상을 하고 있다. 제형을 다양화하면 여러 환자들이 처방받을 수 있다. 국내에서 물 없이 입에서 녹여먹는 구강붕해정으로 식약처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HK이노엔의 뒤를 이어 위식도질환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회사는 대웅제약이다. 대웅제약은 위식도역류질환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염산염)를 중국 제약사 상해하이니에 38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현재 현지 임상 3상을 진행중이다. 내년에는 종료하는 것이 목표다. 펙수클루는 국산 신약 34호다.

케이캡과 펙수클루 모두 칼륨경쟁적위산분비차단제(P-CAB) 계열이다. 기존 역류성 식도염에 가장 많이 처방돼온 프로톤펌프억제제(PPI) 계열의 단점을 개선했다. 초기 투약부터 약효 발현이 빠르게 나타나고 식사 여부에 관계 없이 복용할 수 있다. 약효 지속 기간이 길어 야간에 분비되는 위산도 억제할 수 있다.

기존 치료제에 비해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시장 진출에 도전하는 회사도 있다. 제일약품의 온코닉테라퓨틱스도 P-CAB 치료제 시장 진출을 노린다. 국내 임상 3상을 진행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계열과 다른 치료제들이 잇따라 출시되면 해당 기전에 대한 인식을 높일 계기가 될 수 있다"며 "해외에 진출해도 서로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