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잡았다'…제페토·케이크·크림 '네이버 손자' 3인방 약진

네이버(NAVER (167,600원 ▲400 +0.24%))의 '손자회사 3인방'인 제페토(네이버제트)·크림·케이크의 성과가 본격화하고 있다. 새롭게만 여겨졌던 분야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며 네이버의 미래 먹거리를 견인하는 모양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네이버제트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39% 증가한 38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손실 295억원, 당기순손실은 1129억원이다.


네이버제트의 제페토(ZEPETO)는 지난달 누적 가입자가 3억명을 돌파하는 등 한국을 넘어서는 대세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구찌, 나이키, 스타벅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유수의 기업이 제페토 세계관에 참여할 정도다.

매출에 비해 막대한 손실액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네이버제트는 지난해 10월 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파트너로부터 2236억원의 자금을 유치한 이후 총 10건의 투자를 집행했다. 블록체인, 메타버스 관련 기술개발 업체가 대다수다.

2020년 설립된 스니커즈 전문 리셀(resell·한정판 제품 재판매) 플랫폼 크림은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통해 처음으로 실적을 공시했다. 크림의 지난해 매출은 33억원, 영업손실은 595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크림은 빠른배송, 보관판매 등의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를 매출로 인식했다.


크림은 총 628억원의 영업비용을 사용한 가운데 433억원이 지급수수료로 빠져나갔다. 지급수수료에는 제품 검수 비용 등이 포함된다. 해외 업체들은 검수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내는 반면 크림은 이를 직접 부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크림의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본다. 지난달 월간 활성사용자수(MAU)가 300만명을 기록한 것은 물론 지난해 거래액이 4000억원에 달했다. 국내 스니커즈 리셀 시장 규모가 5000억~600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의 대부분을 크림이 차지한 셈이다.

최근 무신사와의 불거졌던 '가품 티셔츠' 논란에서도 판정승을 거둬 입지는 더욱 공고해졌다. 한 소비자가 지난 1월 무신사에서 구매한 '피어 오브 갓 에센셜' 티셔츠를 크림에 되팔기 위해 검수를 의뢰했으나 크림에서 해당 제품을 가품으로 판정해 논란이 일었다. 티셔츠를 제작한 본사에서 최근 크림측 판정이 맞다며 손을 들어줬다.

영어 교육앱 케이크는 최근 '하이브 에듀'와 합병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케이크는 누적 다운로드 1억건을 기록한 것은 물론 MAU가 1000만명에 달한다. 언어 교육 앱 기준으로는 듀오링고(duolingo)에 이은 전 세계 2위 서비스 사업자다.

BTS 등 K-팝 아티스트를 교육에 활용하는 하이브 에듀와의 합병으로 시너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글로벌 영어 교육 시장에서 서비스를 일궈낸 노하우에, 하이브 에듀의 아티스트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회사는 모두 네이버의 자회사인 스노우의 서비스로 시작해 분사했다. 메타버스와 리셀 등 신시장에서 Z세대를 공략하며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증권가에서는 이 회사들의 숨은 가치가 재평가 받을 경우 네이버의 시가총액이 10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