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C가 만든 급매물 보험사 MG손보·KDB생명 어디로

/사진=머니투데이DB

잔잔했던 보험사 M&A(인수합병) 시장이 분주해졌다. MG손해보험과 KDB생명이 매물로 다시 나와서다. 모두 JC파트너스(이하 JC) 영향이다.

21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이하 산은)은 전날 KDB칸서스밸류(KCV PEF)가 JC와 체결했던 KDB생명 주식매매계약(SPA) 해제를 통보했다.


KCV는 2010년 금호생명을 산은이 인수할 당시 설립한 사모펀드다. 산은은 2020년 12월 JC에 KDB생명의 지분 92.73%를 200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계약 해제를 통보한 건 JC가 소유했던 MG손보가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금융회사 대주주 이력 때문에 KDB생명 대주주 변경승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JC가 보유했거나 보유가 유력했던 보험사들이 갑작스럽게 M&A 시장으로 나왔다. 보험업계는 어떤 매수자들이 MG손보와 KDB생명을 품게 될지,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다.


양사는 중소형 보험사다. 인수해도 점유율 면에서 큰 폭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MG손보는 RBC(지급여력)비율이 100%도 되지 않는다. 수익구조도 좋지 않아서 적지 않은 자금이 투입될 수 밖에 없는 회사다. KDB생명 역시 RBC비율이 160%대로 금융당국 권고안 150%을 간신히 웃돌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도 232억원 수준이다.

매수 후보자로는 손보사 혹은 생보사를 계열에 두지 않고 있어 보험업 '라이선스'가 필요하거나 존재감이 크지 않은 보험 자회사에 성장 동력을 줘야 하는 금융그룹들이 우선 떠오른다. MG손보는 JC와 함께 투자를 했던 우리은행이 있는 우리금융그룹의 이름이 거론된다.

우리금융은 보험사 라인업이 없다. 완전 민영화를 이룬만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해야 할 사항이다. 다만, 롯데손해보험이 곧 매물로 등장할 수 있다는 점이 변수다. 사모펀드에 인수된 롯데손보는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며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199억원의 당기순익을 올려 2년만에 흑자전환했다.

KDB생명 상황도 MG손보와 비슷하다. 생보사가 필요한 금융그룹이 인수하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는 평가다. 다만 산은이 내부 이슈가 복잡해 인수자를 찾는 작업이 더딜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조원 이상의 공적자금을 투입됐지만 어떻게든 팔기 위해 비판을 감수하고 2000억원에 사모펀드에 매각하려다 실패한 것도 숨고르기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사모펀드에 팔았거나 팔려다 실패한 매물들이라는 점에서 금융당국이나 산은은 안정적인 자금 투입이 가능한 곳들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지주들이 나서지 않으면 당장은 살만한 곳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