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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소득 116만원 고시원 생활...청년·노년에 밀려난 '나홀로 중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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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현 기자
  • 기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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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5.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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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사각지대 놓인 나홀로 중장년(上)

[편집자주] 서울의 1인가구 10명 중 3명은 '중장년'이다. 매년 그 숫자는 늘고 있다. 중장년 1인가구에 대한 정책 지원은 청년, 노년 1인가구에 비해 부족하다. '지원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평가다. 앞으로 더욱 늘어날 중장년 1인가구 특징과 필요한 지원책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외롭지만 만날 사람 없어…퇴직 두렵다" 혼자 사는 50대 한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에 거주하는 이모씨(53)는 7년 전 아내와 이혼을 했다. 딸 둘은 아내와 지내기로 하며 혼자 산 지도 어느덧 8년째다. 주중에는 직장에 다니며 퇴근 후 직장 사람들과 저녁을 먹거나 따로 약속이 없는 날에는 혼자 TV를 보며 끼니를 해결한다. 특히 코로나19(COVID-19)로 재택근무를 할 땐 대부분 혼자 저녁밥을 먹었다. 주말에는 2년 전 가입한 산악회 사람들과 산을 가거나 그렇지 않으면 홀로 시간을 보내는 편이다.

이씨는 21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혼자 살며 가장 힘든 점은 외롭다는 것"이라며 "친구들도 가족이 있고, 딸 둘도 학업으로 바쁘니 1년에 두어 번 만나는 게 전부"라고 털어놨다. 이어 "가족이 있는 친구들과 비교했을 때 아무래도 혼자 밥 먹기 싫으니 끼니 등도 챙기게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이씨가 어디에 쉽게 혼자 사는 것에 대한 고충을 말하기란 어렵다. 이씨는 "먼저 물어보지 않는 이상은 말하지 않는다"라며 "부정적인 시선 때문"이라고 했다.

이씨가 두려운 건 퇴직 후다. 이씨는 "지금은 직장이라도 있으니 주기적으로 가는 곳이 있고, 동료도 있어 덜하지만 일을 그만둔 뒤에는 어떻게 될지 막막하다"며 "건강에 갑자기 문제가 생겨도 아무도 모를 수 있다는 점도 걱정"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월소득 116만원 고시원 생활...청년·노년에 밀려난 '나홀로 중년'

이씨처럼 중장년 1인가구가 생활하면서 가장 취약하다고 느끼는 부분은 '사회적 관계망'이다. 서울연구원이 지난해 8월부터 지난 2월까지 실시한 '1인가구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장년 1인가구 밀집지역에 거주하는 중장년 중 주말 저녁에 혼자 밥을 먹는 비율은 93.2%에 달했다. 특히 조사지역 전체 중장년 1인가구 3명 중 1명은 최근 3개월 내 연락을 하거나 만난 사람이 한 명도 없을 정도로 심각한 사회적 고립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외로움'만이 문제는 아니다. 중장년 1인가구는 경제적 자립으로 안정된 세대로 보이지만 가족 부양 부담이 크고, 고시원이나 쪽방 등에 거주하는 주거 취약층도 적지 않다. 서울 관악구에서 고시원을 운영하는 50대 박모씨는 "과거와 비교했을 때 장기 투숙객 중 중장년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며 "젊은이들은 학교, 학원을 가기 때문에 자주 마주치지만 중장년 중엔 홀로 갇혀 나오지 않아 보기 힘든 분들도 많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장년 1인가구가 청년과 노년 1인 가구의 특성을 모두 갖고 있다"며 사회적 관계의 개선, 일자리 지원, 다양한 복지 정책 분야의 종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양숙미 남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외로움도 결국 일자리, 주거와 이어져 있다"며 "일자리가 없으면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고, 심리·정서적으로 위축돼 우울감이 증가하거나 주변에 친구들이 떠나 외로움이 증가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중장년이 늙어서 결국 노년 1인가구가 되기 때문에 국민 세금 부담 등의 측면에서도 선제적인 대응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결혼? 또래 친구라도 있었으면…" 사각지대 중장년 '나홀로족'


"같이 노후를 공유할 그런 친구가 있으면 좋겠어요. 서로 알아가면서 만날 수 있고, 친구를 할 수 있는 그런 커뮤니티가 만들어지면 어떨까…" (50대 여성 A씨)

"아무래도 저희 또래에 만나서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모임이 있으면 좋겠어요. 서로 대화가 통하는 비슷한 사람들이니까. 그런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50대 남성 B씨)

매년 늘어나는 '나홀로족'에 1인가구는 더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 됐다. 그동안 청년과 노년 1인가구에 관해서는 조명이 많이 돼 왔지만, 중장년 1인가구에 대한 관심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서울의 1인가구 중 중장년이 차지하는 비율은 2020년 기준 무려 31.9%다. 절대적인 숫자도 매년 늘고 있다. 하지만 관련 지원책은 부족한 상황이다.

나홀로족 10명 중 3명은 중장년…증가세도 빨라져

월소득 116만원 고시원 생활...청년·노년에 밀려난 '나홀로 중년'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서울의 중장년(만 40~64세) 1인가구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5년 39만4207명(전체의 35.3%)이던 인구는 2016년 39만7385명(34.9%)으로 늘었고 2020년 44만4218명(31.9%)으로 커졌다. 즉 서울의 1인가구 10명 중 3명은 중장년인 셈이다.

중장년 1인가구는 앞으로 더 늘어날 추세다. 특히 그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과거 통계청은 2020년 중장년 1인가구 규모를 42만8278명으로 예측했으나 실제로는 44만4218명으로 집계돼 이미 2022년 장례가구추계인 44만810명을 넘어섰다.

서울연구원이 지난해 8월부터 지난 2월까지 1인가구를 대상으로 벌인 실태조사에서도 '이혼·별거·사별'로 1인가구가 된 비율은 2017년 20.9%에서 28.3%로 늘었다. 이혼, 별거 등은 중장년이 1인가구가 된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또 중장년 1인가구의 지속기간은 5년~10년 미만이 33.2%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해 1~3년 미만이 가장 많은 청년층(35.2%)보다 혼자 사는 기간이 훨씬 긴 것으로도 조사됐다.

'사회적 고립감·외로움' 청년·노년보다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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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사는 중장년은 청년과 노년보다 '외롭고 고독'했다. 서울연구원 조사에서 몸이 아플 때나 위로가 필요할 때, 급전이 필요할 때 도움받을 사람이 없다고 응답한 중장년은 15.2%로 청년(13.1%), 노년(12%) 보다 많았다. 외로움도 65.4%로 청년(58.9%)이나 노년(64.8%)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실제로 2019년 서울서베이에서 중장년 1인가구는 중장년(1인가구 제외) 평균과 비교했을 때 가족과의 식사나 대화, 교류 등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주말 여가활동 비교에서도 TV나 모바일 기기를 통한 영상 시청비율이 1인가구는 45.8%, 중장년은 38.5%였고, 여행이나 야외 나들이는 중장년이 34.7%였던 반면 1인가구는 28%에 그쳤다.

중장년 1인가구는 주거형태도 불안했다. 서울서베이에서 1인가구를 제외한 중장년의 '자가' 비율은 77.5%로 높았으나 1인가구는 42.1%였다. 반면 '전세'는 1인가구가 37.4%, 중장년이 19.5%였고 '월세'도 1인가구가 20.3%로 중장년 2.9%의 약 7배였다. 특히 서울의 중장년 1인가구 밀집지역에 거주하는 이들은 96.6%가 고시원, 여관, 여인숙에 살고 있었다. 또 주택 점유형태도 월세가 99.1%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경제적으로 안정된 세대라는 인식과 달리 소득에서도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중장년 1인가구 밀집지역에 거주하는 이들의 월평균 소득은 116만원이었고, 절반 이상(57.6%)은 기초생활수급자로 스스로 생계를 유지하거나 노후를 대비하기 매우 불충분한 상태였다.

관련 정책 부족…"실태조사 바탕으로 세심한 지원을"

신림동 고시촌 모습 /사진=뉴스1
신림동 고시촌 모습 /사진=뉴스1

하지만 중장년 1인가구에 대한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정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지난해 5~6월 서울시가 시행한 '서울지역 1인가구 생활실태 및 정책수요 조사'에서 '서울 청년센터 운영'에 대한 인지도는 49%였으나 중장년 등을 대상으로 하는 '50플러스센터 운영'의 인지도는 28.1%에 그쳤다.

송민혜 서울시50플러스재단 정책연구센터 박사는 '서울시 중장년 1인가구 실태 및 지원정책' 보고서에서 "중장년 1인가구의 정보 획득 방법이 인터넷 검색 등으로 한정돼 있어 해당 지원이나 혜택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홍보를 강화하고, 모여서 무언가의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청년이나 노년과 달리 선뜻 지원을 요청하지 않는 중장년의 특성에 맞춰 '선(先)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성규 서울시립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그동안 고령층에 지원이 집중되면서 중장년 1인가구는 소외된 측면이 있었다"며 "서울만이 아니라 농촌, 산촌 지역으로 가면 아예 방치돼있는 경우도 상당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1인가구도 연령, 지역, 남녀별로 필요한 지원이 다르다"며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중장년 1인가구도 분류를 통해 세심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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