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런' 6년 걸린 흑자...6분기만에 부스러지나

2021년은 그야말로 데브시스터즈 (56,300원 ▲200 +0.36%)의 해였다. '쿠키런 킹덤'이 대박을 터트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 6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1만4000원대였던 주가도 20만원으로 수직상승했다. 올해는 분위기가 정반대다. 기대를 모았던 쿠키런 킹덤 해외 진출이 주춤하면서 실적·주가 모두 뒷걸음질 치는 모양새다. 6년 만에 얻은 흑자가 6개 분기 만에 적자전환할 수 있다는 비관론도 나온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2분기 데브시스터즈 매출 추정치는 584억원, 영업이익은 64억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9%, 67% 감소한 수치다. 설상가상 3분기부터는 영업손실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6만원으로 14% 하향조정하며 "흑자전환 6개 분기 만에 적자전환이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하반기부터 포괄임금제 폐지에 따른 인건비, 신작 마케팅비가 느는 가운데 쿠키런 킹덤 해외 진출 성과가 기대에 못 미쳐서다. 지난해 9월 데브시스터즈는 일본·미국에 쿠키런 킹덤을 선보였다. 출시 초기엔 일본 애플 앱스토어 인기 1위, 미국 앱스토어 매출 3위를 기록하며 기대감을 높였으나, 현재는 두 시장 모두 45위 밖으로 밀려났다.

올해 5월부턴 컴투스와 손잡고 유럽 24개국 공략에 나섰지만,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특히 데브시스터즈가 집중공략하는 독일·프랑스는 공식 유튜브 채널의 콘텐츠 평균 조회수가 300회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첫 예고영상을 제외하곤 100회 안팎에 머물고 있다. 첫 예고영상 공개 후 3주 만에 조회수 200만회, 댓글 3800만개를 돌파한 미국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올 1분기 데브시스터즈 해외매출은 354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705억원) 대비 반토막 났다. 데브시스터즈 주가도 악화일로다. 이달 초에는 4만원을 밑돌며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글로벌 IP 협업 돌파구 될까…"中 판호 대안 아냐"

일본에 진출한 '쿠키런 킹덤' /사진=데브시스터즈

데브시스터즈는 하반기 대형 글로벌 IP(지식재산권)와의 컬래버레이션(협업)으로 신규 이용자 유입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증권가는 회의적으로 본다. 강석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7~8월 중에도 쿠키런 킹덤 유럽 마케팅이 진행될 예정이나, 이미 글로벌 출시된 지 1년이 넘은 상황으로 신규 유저가 유입되긴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진출이 불투명하다는 점도 악재다. 지난해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 킹덤 중국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같은해 6월 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을 마지막으로 국내 게임에 대한 중국의 외자판호(허가) 발급이 중단됐다. 더욱이 현 정부가 중국과 각을 세우면서 판호 문제가 해결될지 미지수다.

판호를 받더라도 펄어비스처럼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게임에 대한 중국 이용자의 눈높이가 높아졌다"라며 "판호 규제로 한국게임은 출시 후 상당 시간이 지난 뒤에야 중국에 진출할 수 있다 보니 경쟁력이 사라지고 있다. 중국에서도 웰메이드 게임이 늘면서 이용자들이 트렌드가 지난 한국 게임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데브시스터즈 관계자는 "글로벌 마케팅 종료 후 이용자가 하향안정화되고 있어 대형 IP와의 협업을 통해 신규 이용자를 확대하려고 한다"라며 "퍼블리셔와 중국 진출 방안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데드사이드클럽', '브릭시티' 등 신규 게임도 올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