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2억弗 매출에도 배고픈 이 사람…"5만평 다 못채워 아쉽다"

28일 베트남 호치민에 있는 LSCV 사무실에서 동우용 LSCV 법인장이 업무를 보고 있다. / 사진 = 오진영 기자

"베트남의 5만평 공장 부지를 제가 다 채우는 것이 욕심입니다."

동우용 LS전선아시아 LSCV 법인장은 올해가 베트남 현지에서 근무한 지 5년째가 되는 해다. 무더위와 코로나19에 맞서 싸우면서 베트남을 생산 거점으로 삼고 북미와 유럽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섰다. 동 법인장을 필두로 한 현지 주재원들의 고군분투에 힘입어 LSCV는 연간 2억달러 이상의 매출과 1000만달러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LS전선아시아의 든든한 기둥이 됐다.


LSCV가 LS전선아시아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3분의 1 정도이지만, 베트남 현지 배전 시장에서 35%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LS-VINA와 세전 영업이익은 비슷한 수준이다. 이익률이 높고 높은 수준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고부가가치 통신 제품을 주로 생산하기 때문이다. LSCV는 전세계 UTP케이블(랜선)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 시장에서 점차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중이다.

LSCV가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린 데에는 2018년부터 지휘봉을 잡은 동우용 법인장이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케이블의 대체재로 꼽히는 부스덕트 사업 투자를 꾸준히 늘려 왔으며, 기존에 생산하던 저전력(LV) 케이블 외에 중전력(MV) 케이블과 UTP 케이블 등 다각도에서 사업을 확대해 왔다. 동 법인장을 지난 29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만났다.

중국 넘어선 LSCV의 힘, 투자 또 늘리는 이유는

LSCV가 투자를 늘리고 있는 부스덕트. / 사진 = 오진영 기자

당초 미국 전선 시장을 점유하고 있던 것은 중국 업체였다. 중국 업체들은 큰 규모의 공장을 짓고 저렴한 생산 단가를 앞세워 미국 내 빌딩·병원·상가를 구축하는 전력망을 독차지했다. 그러나 미·중 갈등이 심화되고,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면서 미국 내 중국 기업들의 점유율이 하락했다. 비대면 수요가 폭증하면서 서버를 관리할 데이터센터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여기에 들어갈 전선은 부족해진 것이다.


기회를 잡은 것은 LSCV다. 97~98년도부터 UTP 케이블을 생산해 오면서 축적된 기술과, 전세계에서도 세 손가락 안에 든다고 자부할 만한 크기의 공장을 앞세워 미국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섰다. 글로벌 시장에서 통용되는 규격은 물론 모든 종류의 라인업을 구축함으로써 굵직한 계약을 잇따라 따냈다. 현지 통신사 납품계약을 연달아 체결하면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의 80% 수준을 상반기에 이미 거둬들였다.

동우용 법인장은 LSCV의 내년 영업이익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UTP 케이블과 LV·MV 케이블 외에도 부스덕트 등 초고속 5G 환경에 걸맞는 등급의 제품 개발을 계속해서 확대하고 있다"라며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라인업이 늘어나고 있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영업이익이 크게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시아 넘어 세계로, K-전선이 세계 통신망 구축한다는 자부심"

LSCV 호치민 생산법인 현지 전경. / 사진 = 오진영 기자

LSCV는 미국·유럽 등 주요 시장은 물론 베트남 현지에서의 점유율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동우용 법인장은 "여기를 점유하고 있는 미국 기업이 50%의 점유율을 갖고 있는데, 우리가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해 2000만 달러의 시장 중 650만달러로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앞으로 3년 내 현지 시장에서 1위를 하겠다는 목표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라고 말했다.

LSCV는 2006년 설립 이후 부지 내 전력동·UTP동 2개 동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동 법인장이 부임한 이후 부스덕트동과 MV동, 창고를 포함해 3개 동을 추가 확장했다. 또 공장 내 유휴부지 1만평에 2024년까지 공장 추가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내년도 영업이익은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1000만 달러)의 2배에 달하는 1800만 달러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수립했다. 장기적으로는 LS전선 본사에서 하는 모든 사업 포트폴리오를 LS전선아시아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동 법인장은 "기간통신망을 설치하고 고품질의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이 있어야 한다"라며 "LS전선아시아의 제품을 팔 수 있는 것도 기회지만,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북미·유럽시장은 물론 아세안 국가에서의 점유율도 점차 늘려 인프라 구축과 서비스 확대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