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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들만 덕 본다"...공정위 조직개편 '복잡한 속내'[세종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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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유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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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0.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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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세종썰록]은 머니투데이 기자들이 일반 기사로 다루기 어려운 세종시 관가의 뒷이야기들, 정책의 숨은 의미를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한국소비자원,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2.10.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한국소비자원,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2.10.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새 정부 출범 후 첫 조직개편에 착수한 공정거래위원회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윤석열 대통령 주문대로 '정책' 기능을 '조사'와 분리한다는 계획이지만 현행 조직 체계상 제대로 된 분리가 쉽지 않다. 여소야대 상황이라 법률 개정을 수반하는 대대적 조직개편은 어차피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번 조직개편의 성패는 지난달 늦깎이로 취임한 한기정 공정위원장의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조직개편의 핵심은 '조사' '정책' '심판' 기능 간의 분리 혹은 독립성 강화다. 우선 조사-정책 기능 간 분리 추진은 공정위 대부분의 부서(과)가 두 기능을 함께 맡아 업무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조사-심판 기능 간 분리 추진은 공정위 내에 사실상의 검사 역할을 하는 사무처와 판사 역할을 하는 위원회가 함께 있어 심판의 독립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

공정위 안팎에선 정책 기능을 제대로 분리하려면 현행 사무처가 조사 업무를 전담하고 별도의 '정책처'를 신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이 경우 1급 자리를 사실상 2개 늘려야 해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새 정부 기조와 어긋난다.

정책처 신설 시 1급 자리를 2개 늘려야 하는 이유는 공정위원장-부위원장-사무처장으로 이어지는 공정위의 독특한 조직 체계에서 찾을 수 있다.

현재 공정위 부위원장(차관급)은 사무처를 직접 지휘하는 동시에 9명의 공정위원(위원장, 부위원장, 상임위원 3인, 비상임위원 4인) 중 한 명으로서 심판도 맡고 있다. 따라서 부위원장의 역할을 변경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래에 사무처와 정책처를 각각 두게 되면 심판의 독립성 훼손 문제가 그대로 남게 된다.

이를 해결하려면 부위원장을 공정위원에서 제외해야 하는데 이 경우 전체 공정위원이 짝수(8명)가 되는 문제가 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상 공정위원이 모두 참가하는 전원회의는 '재적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기 때문에 공정위원이 짝수인 경우 의결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공정위가 부위원장의 심판 기능을 없애 만들어진 공정위원 자리를 비상임위원(외부 전문가)으로 채우려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급 자리를 총 2개(정책처장, 상임위원) 늘리는 것 외에는 마땅한 선택지가 없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지난 7일 국정감사에서 "사무처 내부에서 정책과 조사 기능을 분리하는 조직개편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해 사실상 별도의 정책처 신설이 어려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2.10.11.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2.10.11.
일각에선 공정위가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사무처 등 공정위 핵심 조직의 기능을 조정하려면 시행령이 아닌 공정거래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여소야대 상황에서 국회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7일 국정감사에서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무처가 조사 기능을 전담하면 사무처장이 전권을 갖게 될 것이고 위원장은 조사에 있어 허수아비로 전락할 수 있다"며 "이러면 대통령실이나 검찰에서 직접 사무처에 지시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공정위가 정작 핵심인 조사-심판 기능의 분리를 추진하지 않아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공정위는 지난 5일 배포한 참고자료에서 조사-심판 기능이 이미 "엄격히 분리돼 있다"며 "심결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중략) 개선 방안을 전반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사안을 두고는 공정위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공정위 한 간부급 직원은 "심판에 대한 신뢰를 얻으려면 결국 물리적 분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공정위 간부급 직원은 "심판 기능을 분리하면 기업들은 조사와 심판에 각각 대응해야 해 불편이 커진다"며 "결국 혜택을 보는 것은 변호사들 뿐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기정 위원장으로선 이번 조직개편 과정에서 최근 순감한 부서(과)의 숫자를 다시 늘리는 것도 과제가 될 전망이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5년 동안 한시조직으로 운영됐던 공정위 지주회사과를 지난 1일부로 폐지했다. 공정위 안팎에선 현재 팀 조직인 '기술유용감시팀'을 과 단위로 승격을 추진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한 위원장은 지난 7일 국정감사에서 "중소기업 기술 탈취 근절을 위해 기술유용 행위 예방 및 조사·제재 강화 등 전 단계에 걸친 종합적인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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