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BNK금융, 차기 회장 '외부인사 제한 조건' 삭제한다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사진=뉴스1

BNK금융지주가 외부 인사도 조건 없이 회장 후보로 추천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바꾼다. 다른 금융지주들과 마찬가지로 BNK금융도 내부 인사와 외부 인사를 동등하게 회장 후보로 고려해야 한다는 금융당국의 권고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BNK금융 이사회도 차기 회장 선임과 관련한 불필요한 잡음과 지배구조 리스크를 없애기 위해 외부 인사 제한 조건을 없애는 쪽으로 의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최고경영자경영승계규정에서 마련한 제한적인 외부 인사 영입 조건을 삭제할지 여부를 논의했다. BNK금융 최고경영자경영승계 규정에 따르면 차기 회장은 △지주 사내이사 △지주 업무집행책임자(사장 이상) △자회사 대표 중에서만 선임할 수 있다. 다만, 예외 조항으로 '최고경영자 후보 추천 시 대표이사 회장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그룹 평판 리스크를 악화시키는 경우 외부 인사, 퇴임 임원 등을 제한적으로 허용한다'고 돼 있다.


BNK금융 핵심 관계자는 "아주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만 외부 인사 추천이 가능하도록 제한하는 것처럼 보이는 조건 규정을 삭제하는 쪽으로 이사회가 사전 논의를 한 것으로 안다"며 "지금이 문제가 아니라 차후 회장 교체기에 또 이 조항으로 인해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라고 했다.

금융감독원의 권고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금감원이 BNK금융에 지배구조에 대한 감독 규정 취지에 따라 달라고 요청했다"며 "내부 인사든 외부 인사든 회장 후보로 동등하게 다뤄야 한다고 권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금융지주들은 내·외부를 가리지 않고 후보군을 관리한다"며 "BNK금융도 같은 기준으로 최고경영자 승계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이번 규정 일부 삭제로 인해 후보 추천 과정에 변화는 생기지 않는다. 김 회장이 다음주에 자진 사임하면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곧 경영승계 개시 결정을 하게 되고, 최고경영자경영승계 규정에 적시된 지주 사내이사, 자회사 대표 등이 회장 후보군이 된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외부 자문 기관의 추천을 통해 외부 인사도 후보로 추천된다.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이 선임되기 때문에 지금부터 5개월 동안은 회장 대행 체제가 불가피하다. BNK금융은 김 회장이 사임을 공식화하면 최대한 빠르게 회장 대행을 선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