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한파 피해 코넥스 노크하는 벤처기업...자금조달 숨통 트일까

벤처투자와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코넥스 시장을 찾는 벤처·스타트업들이 늘고 있다. 코스닥에 비해 비교적 상장이 수월한 코넥스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향후 코스닥 이전상장을 시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코넥스 시장의 경우 유동성이 크지 않은데다 기관투자자들도 투자에 소극적이어서 기대만큼 자금조달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코넥스 시장에 상장한 기업은 모두 8곳으로, 지난해 기록(7곳)을 넘었다. 연내 코넥스 상장을 앞둔 기업(6곳)을 합치면 지난해의 2배가 될 전망이다. 코넥스 신규 상장사 수가 늘어난 건 2016년 이후 6년 만이다.


코넥스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2013년 7월 만들어진 주식시장이다. 코넥스 상장사들은 코스닥·코스피 상장사와 달리 공모청약이 아닌 유상증자나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벤처투자와 IPO 시장이 모두 침체에 빠지면서 벤처·스타트업들이 코넥스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달 스타트업의 투자유치 금액은 5598억원으로, 지난해(9518억원)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올해 코스닥 시장 공모금액도 전년보다 20% 가까이 줄어든 4401억원에 그쳤다.

금융당국이 코넥스 상장 규제를 완화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이전상장 관련 수수료 면제, 기술평가 부담 완화 등 금융당국의 제도적인 지원을 강화한 것이 코넥스 상장 유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넥스를 찾는 기업들은 늘고 있는 반면 투자자는 줄어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월 코넥스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9억4000만원으로 지난해 11월 일평균 거래대금(52억4000만원)의 5분의 1수준이다. 올해 11월 코스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9198억원이었다.

유동성이 크지 않다 보니 코넥스 상장사의 자금조달도 제한적이다. 올해 10월까지 126개 코넥스 상장사의 자금조달 규모는 총 2720억원으로 지난해(5384억원)에 비해 절반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의 경우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자금조달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이전에도 코넥스 상장사의 연간 자금조달 규모는 2000~3000억원대 수준에 머물렀다.

한 벤처캐피날(VC) 업계 관계자는 "코넥스 시장은 거래량이 워낙 적어 가격발견 기능이 왜곡되기 쉽다"며 "앞서 코스닥 이전상장에 성공한 기업 대다수도 주가 추이가 좋지 않아 코넥스 투자는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일부 투자자들은 우량한 기업이라면 코넥스가 아니라 코스닥 직상장을 택하지 않겠냐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금융당국의 정책 지원으로 코넥스에 우량 기업들이 상장된다면 벤처투자가 활발하겠지만 아직은 효과가 미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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