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금 늘리고 친환경 강조하고' 사회공헌 적극 나선 일본 패션기업들

일본계 패션기업들이 적극적인 사회 공헌활동을 유지하고 있다. 2019년 일본 상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빠르게 퍼진 뒤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사회 기여'를 강조해온 덕분이다. 최근 일본 여행도 활성화되는 등 코로나19(COVID-19) 기간을 거치면서 적대감이 누그러지고 있는 상황이다.

23일 우리나라에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가 최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에프알엘코리아의 기부액은 불매운동이 본격화되기 전인 2019년(2018년 9월~2019년 8월) 6억4000만원에서 올해(2021년 9월~2022년 8월) 18억5000만원으로 약 3배가 늘었다. 영업이익은 2019년 1994억1000만원에서 올해 1147억8000만원으로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에프알엘코리아는 불매운동 여파로 타격을 받은 2020년부터 기부금을 대폭 늘렸다. 당해 영업손실 883억6000만원에도 불구하고 기부금은 41억5000만원으로 치솟았다. 이후 실적이 점차 안정되면서 기부금도 10억원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는 '2022년 불우이웃돕기 후원자 및 유공자 서울특별시장 표창'을 수상했다.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 5월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전국 지역아동센터 아동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지원하는 '우리 아이 행복한 밥상' 캠페인을 시작, 전국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3000여명의 아동에게 균형 잡힌 영양 식단을 제공하기 위해 10억원을 기부한 바 있다.

신발 편집숍 ABC마트를 운영하는 에이비씨마트코리아도 올해 각종 구호활동에 나섰다. 에이비씨마트코리아는 이달 초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2022년 지역사회공헌 인정기업'에 2년 연속 선정됐다. 매장에 생분해성 레인커버와 FSC(국제산림협회) 인증을 받은 친환경 쇼핑백을 도입해 친환경 정책을 펼친 점과 2020년부터 사회복지법인 밀알복지재단과 취약계층 아동·청소년을 지원한 점 등이 선정 배경이다. 또 밀알복지재단의 나눔스토어 '기빙플러스'에 3억원에 상당하는 신발 2만족을, 집중호우에 따른 수재민 지원에는 성금 1억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에이비씨마트코리아의 기부금은 2018년 2억9000만원에서 지난해 6억4000만원을 기록한 바 있다. 역시 영업이익은 2018년 427억3000만원에서 지난해 153억원으로 줄었지만 기부금은 커졌다.

반면 불매운동 등으로 주요 사업이 타격을 받으면서 기부활동이 불가피하게 축소되기도 한다. 무인양품은 2019년부터 적자전환한 이후 올해(2020년에 8월 결산으로 사업연도 기준 변경)까지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무인양품은 적자로 돌아선 2019년에는 기부금을 1억59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3배 늘렸지만 지난해부터 기부금이 2000~3000만원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데상트코리아도 2018년 영업이익 678억9000만원, 기부금 16억3000만원에서 지난해 영업이익 115억3200만원, 기부금 7억4000만원을 기록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불매운동 이후 일본계 기업들도 내국인을 고용하고 지역 경제를 돕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오고 있다"며 "업태에 따라 부침은 있지만 예전만큼의 거부감 많이 사라진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