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 민생 행보 본격 나선 김건희 여사, 왜?

[대구=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1일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떡볶이를 시식하며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3.01.11.

"제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이에요"(11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김건희 여사의 발언)

윤석열 대통령의 집권 2년 차를 맞는 새해 1월 김건희 여사의 행보가 선명하다. 지난해 말부터 '약자'와 '청년'을 화두로 대외 활동을 늘려간 김 여사는 2023년부터 대통령 배우자로서 민생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선 과정에서 각종 논란에 휩싸인 탓에 취임 초에는 몸을 낮추며 불필요한 논란을 경계했지만 윤 대통령이 개혁과 경제살리기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김 여사 역시 보조를 맞추는 모양새다.

11일 김 여사는 대구를 방문했다. 14일부터 윤 대통령과 아랍에미리트(UAE) 등 순방길에 오르기 때문에 설 명절 전에 민생현장을 찾는 취지였다. 새마을운동중앙회의 초청으로 대구 성서종합사회복지관에서 고령층을 상대로 급식 봉사에 참여했고 목도리 등 방한용품을 전달했다.

직후에는 보수의 상징으로 불리는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했다. 김 여사가 단독 일정으로 언론과 동행한 건 지난해 말 쪽방촌 봉사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1일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어묵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3.01.11. *재판매 및 DB 금지

김 여사는 시장에서 시민들과 어울리며 거침이 없었다. 각종 점포를 들러 스스럼없이 상인들과 대화를 나눴다. 어묵 가게에서는 국물 맛에 감탄했고 떡집에서는 이쑤시개로 떡을 먹으면서 시민들과 인사했다.

한복집에서는 "대통령이 너무 크셔서"라고 농담하고 침구 가게에서는 "남편이 이런 거 좋아한다"고 말을 건넸다.

납작만두를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으면서는 "제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이라고 했고 호떡을 종이컵으로 쥐고 먹으면서 상인들과 인사했다.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1일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3.01.11. *재판매 및 DB 금지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의 이런 민생현장 행보는 앞으로 더 확대될 전망이다. 대구를 시작으로 다른 지역의 주요 거점 도시 등으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대구 서문시장을 기점으로 삼은 건 보수진영의 상징적 장소라는 점과 무관치 않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가장 기운을 많이 받은 곳이 대구 서문시장"이라며 "김 여사 또한 민생행보를 서문시장에서 시작함으로써 민심의 응원을 바탕으로 일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밝혔다.

김 여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소위 MZ(1980~2000년대생)세대들과 함께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윤 대통령과 같이 청년들을 만나는 등 미래세대를 격려하는 자리에 집중해왔다. 아울러 한부모가족과 대규모 행사를 열고 한국 봉사자들로 연결된 캄보디아 어린이(옥 로타)의 심장병 수술을 챙기는 등 약자를 돌보는 일정에 관심을 기울였다.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1일 대구 성서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아 급식 봉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3.01.11. *재판매 및 DB 금지

김 여사의 적극적 행보는 윤 대통령의 집권 2년차 구상과도 맞물린다. 대통령이 노동, 교육, 연금 등 3개 개혁과 경제 위기 극복에 총력전을 펼치기로 한 만큼 배우자도 좀 더 한발 나아가 민생 챙기기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동안 '조용한 내조' 방침으로 설거지 등 단순한 봉사활동조차 비공개로 진행해왔지만 이제는 굳이 억지로 감추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여권 관계자는 "어차피 여사를 비난할 사람들은 무엇을 해도 비난한다"며 "민생을 살피는데 진정성 있게 최선을 다하고 평가는 국민에게 받는 것도 방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