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경제수장 18일 '깜짝 첫 만남'…무역 갈등 돌파구 찾을까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류허 중국 부총리가 18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첫 대면 회담을 갖는다. 세계 양강이 기술, 무역, 안보 등 전방위로 갈등하는 가운데 이번 회담에서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이목이 쏠린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AFPBBNews=뉴스1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옐런 장관과 류 부총리의 깜짝 회담 소식을 알리면서 "거시 경제 발전 및 기타 경제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도 같은 날 두 경제 수장이 만날 예정임을 확인하면서 "이번 회동은 지난해 11월 미·중 정상회담 합의를 이행하고 거시 경제와 금융 정책 조율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옐런 의장과 류 부총리는 앞서 세 차례 화상 회의를 연 적이 있지만 직접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류 부총리가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WEF·다보스) 참석을 위해 스위스를 방문하는 가운데, 옐런 장관은 아프리카 순방에 앞서 스위스에 들러 류 부총리를 만난다는 계획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회담을 두고 양국이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 속에서도 관계 개선 의지를 보여주는 조치라고 풀이했다. 다음 달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베이징을 찾을 예정이며 이후 옐런 장관 역시 중국 방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류허 중국 부총리/AFPBBNews=뉴스1

지난해 낸시 펠로시 전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중국 기술을 겨냥한 미국의 강도 높은 수출 규제 등으로 미·중 관계는 수십년 만에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양국은 지난해 11월 미·중 정상회담을 연 데 이어 후속 조치로 경제 수장과 안보 수장의 회동을 추진하며 관계 재조정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여전히 다양한 현안에서 번번이 부딪히는 만큼 이번 회동으로 돌파구가 마련되긴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옐런 의장이 류 부총리를 만나 중국의 경제 상황과 시 주석의 3연임 확정 후 중국의 경제 정책 방향에 관해 질문할 것으로 전망했다. 옐런 의장은 지난 11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시 주석의 권력 강화와 지도부 교체로 중국의 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지적하면서 미·중 간 소통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류 부총리는 오는 3월 중국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은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류 총리의 뒤를 이어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이 시진핑 집권 3기에서 중국 경제팀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