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긴축 시계 6월로 미뤄지나… 우에다 "현재 통화정책 적절"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내정자/AFPBBNews=뉴스1

경제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이 오는 6월 통화정책 수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4월과 6월 예상이 많았는데 일본은행 총재 내정자가 최근 현행 통화정책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 뒤 6월로 기울어졌다.

블룸버그가 최근 이코노미스트 49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3일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41%는 일본은행이 6월에 통화정책을 긴축 방향으로 수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달 26%에서 대폭 높아진 수치다. 반면 4월 정책 수정을 예상한 응답자는 지난달 26%에서 이달엔 20%로 줄었다.

블룸버그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가장 많은 비율(41%)는 오는 6월 일본은행이 통화정책 수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사진=블룸버그

지난달만 해도 전문가들은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임기가 끝난 뒤 차기 총재가 처음 주재하는 4월 회의에서 통화정책 변경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우에다 가즈오 총재 내정자가 최근 의회 청문회에서 현행 통화정책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자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 시기를 재검토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에다 내정자는 지난달 24일 의회 인준 청문회에서 "현재 일본은행이 실시하는 통화정책은 적절하다"고 평가하고 물가 상승률 2% 목표 달성을 중심으로 하는 정부와 일본은행의 기존 방침에 대해서도 "당장 바꿀 필요는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내부 논의에 정통한 소식통은 블룸버그에 일본은행은 현재 통화정책의 추가 변화보다는 지난해 12월 단행한 깜짝 정책 수정이 경제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링하는데 기울어져 있다고 귀띔했다. 일본은행은 지난해 12월 주요 정책수단인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의 10년 만기 국채금리(수익률) 변동폭을 종전 ±0.25%에서 ±0.5％로 변경하는 기습조치를 내놓은 바 있다.


이를 두고 일본은행은 통화부양책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시장은 사실상의 금리 인상 개시로 받아들이며 추가 긴축 기대가 커졌다. 이후 국채금리가 일본은행이 정한 상한선인 0.5%를 넘어서면서 일본은행은 금리상승 압력을 막기 위해 대량 국채 매입을 단행했다.

일각선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이달 23일로 예정된 마지막 정례회의에서 깜짝 행보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마르셀 티엘리언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행이 이번 회의에서 YCC를 폐기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사실상 YCC 폐기가 불가피한 만큼 구로다 총재가 과제를 후임에 넘기는 대신 이 문제를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YCC란 특정 만기 국채 금리 목표치를 정해 그 수준을 유지하도록 국채를 매입하거나 매도하는 통화 정책을 말한다. 국채 금리를 목표치에 맞추기 위해 무제한으로 매매하므로 파격적이고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으로 간주된다. 일본은행은 2016년 9월부터 YCC를 도입해 유지해왔다. 하지만 시장왜곡과 시장기능 부진이라는 문제가 대두되면서 지속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많다. 최근 일본 내 물가도 급등해 YCC를 유지할 명분도 사라지고 있다.

다만 YCC 폐기는 국채 금리 상승(국채 가격 하락)과 급격한 엔고를 촉발해 일본 정부의 부채 부담을 키우고 경기 침체를 불러올 위험이 있다. 아울러 일본 금융시장 혼란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연쇄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