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지름 53cm 미사일에 核 넣었나…'전략순항' 수중 발사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략순항미사일 2기를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훈련을 진행했다고 13일 보도했다. 신문은 이번 훈련이 전날인 12일 진행됐으며, 동해 경포만 수역에서 '8.24 영웅함'이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email protected]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 당국이 지난 12일 아침 신포 앞바다에 있는 잠수함에서 미사일을 쐈다. 북한 관영매체는 이번 미사일 발사에 대해 "'8·24영웅함'이 조선 동해 경포만 수역에서 2기의 전략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SLCM(잠수함발사 순항미사일)을 통한 핵전력을 구축한 것인지, 아니면 한미 연합훈련을 의식한 프로파간다에 나선 것인지 주목된다. 군사적으로 '전략'이라는 표현에는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장거리 무기라는 의미가 내포돼 있기 때문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분석 중"이라고 했다.


韓美 훈련 앞둔 尹 대통령 도산안창호함 방문…김정은은 "중대한 실천적 조치"합참은 이날 "우리 군은 어제 아침 북한 신포 인근 해상 북 잠수함에서 시험 발사한 미상 미사일을 포착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이날 0시부터 오는 23일까지 실시되는 한미연합훈련 '자유의 방패'(FS·프리덤실드) 본연습을 하루 앞둔 가운데 실시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진해기지에 정박 중인 도산안창호 잠수함을 전격적으로 시찰한 지 이틀 만에 북한이 잠수함발 핵위협을 가하려는 구도를 연출한 것이다.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후 해군사관학교 제77기 졸업 및 임관식 참석을 마친 후 국내 최초로 독자 설계한 도산안창호함에 승함해 어뢰 발사관 등 잠수함 내부를 시찰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3.1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트엔진·날개를 사용해 비행기처럼 날아가는 순항미사일은 로켓엔진을 동력으로 삼아 파괴력이 높은 탄도미사일과 달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결의 위반이 아니다. 윤석열 정부가 '도발'로 규정한 행위에도 속하지 않는다. 하지만 북한 관영매체는 SLCM에 '전략'이라는 표현과 더불어 '핵억제력'과 연결짓는 의미를 부여했다.

발사된 미사일은 2발로 요격 회피를 위해 공중에서 '8자' 모양을 그리며 2시간 쯤 날아다녔다는 게 북한 측의 보도 내용이다. 이날 노동신문은 "발사된 ２기의 전략순항미사일은 조선동해에 설정된 1500km계선의 거리를 모의한 '８'자형비행궤도를 7563s(초)~7575s 비행해 적을 명중타격했다"며 "발사훈련을 통해 무기체계의 신뢰성을 확인하고 공화국핵억제력의 또 다른 중요구성부분으로 되는 잠수함부대들의 수중대지상공격작전태세를 검열판정했다"고 했다.


앞서 전날자 노동신문에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주재한 당 중앙군사위 제8기 제5차 확대회의에서 한미의 '전쟁도발 책동'에 대해 '중대한 실천적 조치'들이 토의 결정됐다는 소식이 실렸다. 북한은 지난달 24일에도 '화상-2형' 전략순항미사일을 육상에서 발사했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아직은 美 본토보다 韓 초점…핵탄두 초소형초경량화 멀었다 관측도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조선중앙TV는 1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와 내각이 지난 10일 전국비상방역총회회의를 개최한 소식을 보도했다. 김여정 당 부부장은 이날 회의에서 토론을 통해 남한이 '대북전단(삐라)'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유포했다며 강력한 대응을 시사했다. (출처=조선중앙TV 갈무리) 2022.8.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7일자 담화에서 나온 '압도적 대응'을 거론하며 "전략순항미사일은 핵탑재가 가능하다는 의미이므로 압도적 대응을 시사한다"고 북한의 이번 보도 의도를 분석했다. 다만 박원곤 교수는 "8.24 영웅함은 신포급(혹은 고래급)으로 2천톤 미만으로 주로 연안에서 활동하고 발사관도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2019년 7월 27일 사진으로 보여준 신포 3급, 3000톤급 잠수함은 아직 진수하지 않았다"고 했다. 북한군 여건을 감안할 때 군사 기술적 측면에서 아직은 거리상 미 본토보다는 한국에 초점을 맞춘 위협에 가깝다는 게 박원곤 교수의 분석이다.

양욱 아산정책 연구위원은 북한 관영매체에 보도된 '전략순항미사일' 발사 사진에 대해 "발사 각도를 보아, 별도의 수직발사관에서 발사한 것이 아니라, 어뢰발사관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북한이 21인치급 어뢰발사관을 사용하므로 순항미사일은 직경 533mm 급임을 알 수 있고 이에 장착할 만큼 초소형-초경량화를 이룬 핵탄두를 북한은 아직 개발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양욱 연구위원은 "북한 순항미사일의 최초 잠수함 발사로 평가할 수 있으나 이를 넘어서는 북한의 주장은 과도한 프로파간다에 불과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