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발 폭락 종목 투자자, 라덕연 고소·고발…"피해액 1350억"

9일 낮 2시쯤 서울 양천구 신정동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앞. SG증권발 주가하락 종목에 투자한 투자자들을 대리한 법무법인 대건 측이 라덕연 투자자문업체 대표에 대한 고소·고발장을 제출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모습./사진=김지은 기자

SG증권발 주가하락 종목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1000억원대 피해를 입었다며 라덕연 투자자문업체 대표 등을 검찰에 고소·고발했다.

투자자 66명을 대리한 법무법인 대건 측은 9일 낮 2시쯤 서울남부지검을 찾아 "라 대표 일당과 녹취록에 나오는 극 소수의 공모자들은 주가조작 행위로 인해 엄벌을 받아야 마땅하다"며 고소·고발장을 제출했다.


대건 측에 따르면 이번 고소·고발에 참여한 투자자들의 피해액은 약 1350억원이다.

이들은 또 "전체 피해금액은 2000억원이 넘을 것"이라며 추가 고소·고발을 예고했다. 대건 측은 "라 대표가 인정한 합계 운용자금액이 2조원인데 그 중 60% 정도를 산정했고 50대 50으로 수임료를 나눴기 때문에 그 정도(2000억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자신의 휴대전화를 라 대표 일당에게 직접 건넨 투자자 63명은 이날 라 대표 등을 사기·배임·범죄수익은닉 혐의로 고소했다. 나머지 3명은 휴대전화를 건네지 않아 직접 피해자로 보기 어려워 자본시장법 위반(시세조종, 무인가투자일임업) 혐의로 일당을 고발했다.


라 대표 등은 투자자 명의로 개통한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해당 휴대전화로 통정거래를 하는 방식으로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통정거래는 매수자와 매도자가 가격을 미리 정해두고 일정 시간에 서로 주식을 사고파는 불법 매매 행위다.

대건 측은 "투자자들은 정확한 법적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그것(통정매매)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주식투자 경험도 별로 없던 피해자들이 모집책의 말에 속아 휴대폰을 넘긴 것"이라며 "주가조작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거나 알고도 용인하는 입장에서 휴대폰을 건넨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또 '설명회 등을 통해 통정매매를 인식할 수 있지 않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건 측은 "그런 것에 대해 인식이 없는 분만 피해자로서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건 측은 "지인의 지인의 소개를 받고 들어간 사람들이나 저평가된 우량주에 투자하여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투자한 대다수의 피해자들은 라 대표가 기획한 '폰지 사기'의 피해자로 인정돼야 한다"고 했다.

한편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합동수사팀은 이날 오전 10시25분쯤 라 대표를 자택에서 체포했다. 검찰과 금융 당국은 라 대표 등이 금융 당국에 신고를 하지 않은 채 투자자들의 신분증을 받아 휴대전화를 개통하고 차액결제거래(CFD) 계좌 등을 만들어 시세를 조종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