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김건희 여사, 히로시마 도착…원폭 피해자와 최초 만남

[히로시마=뉴시스] 홍효식 기자 =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9일 히로시마 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3.05.19.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19일 출국해 현지에 도착했다. 의장국인 일본의 요청에 따라 참관국(옵서버) 자격으로 참석해 일본 등 최소 6개국 이상 정상들과 양자회담을 갖고 한미일 정상회담도 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후 2시10분쯤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1호기를 타고 일본 히로시마로 떠났고 오후 3시41분쯤 히로시마 공항에 내렸다. 이날부터 21일까지 2박3일 일정이다.


윤 대통령은 진한 남색 정장에 파란색 넥타이를 맸고 김 여사는 파란색 정장 재킷에 짙은 남색 블라우스와 검정 정장바지, 구두 차림으로 공군1호기에서 내렸다. 공항에는 야마다 켄지 외무부대신, 시마다 다케히로 의전장, 나카모토 타카시 히로시마 현의회의장, 모타니 타츠노리 히로시마 시의회의장, 고다케 유키노리 공항사무소장, 나카무라 야스히로 공항주식회사 사장 등이 마중을 나왔다. 우리 측에서는 윤덕민 주일대사 내외와 임시흥 주히로시마 총영사 내외가 윤 대통령 부부를 맞았다.

윤 대통령은 환영 나온 인사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고 히로시마 대학생 2명이 윤 대통령 부부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우리 정상의 G7 정상회의 참석은 이번이 네 번째다. 한국은 G7 의장국인 일본이 별도 초청한 8개 국가 중에서 국제 다자회의 의장국이 아닌 국가 3곳(한국·호주·베트남)에 포함됐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지난 14일 브리핑에서 G7 정상회의 참석에 대해 "규범 기반 국제질서 수호, 글로벌 도전과제 대응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로서의 위상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사회의 연대와 협력에 대한 우리의 기여 방안을 제시하고 주요 우방국 정상들과 유대를 다지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히로시마=뉴시스] 홍효식 기자 =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9일 히로시마 공항에 도착해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2023.05.19.

첫날 일정은 원폭 피해 동포들과 만남이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역대 대통령 중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를 만나는 것은 윤 대통령이 처음"이라며 "한일 양국의 미래 세대를 위해 (한일관계) 개선을 추진하는 한편 과거사 문제도 계속 해결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안소니 알바니지 호주 총리와 한-호주 정상회담, 팜 민 찐 베트남 총리와 한-베트남 정상회담도 각각 연다.

20일에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리시 수낙 영국 총리와 양자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는 21일 한일 정상회담을 연다. 한일 정상회담은 올해 들어서만 세 번째로, 지난 7일 기시다 총리의 한국 방문 계기에 이어 2주 만에 양 정상이 또다시 마주앉게 됐다. 12년 만에 복원된 '셔틀외교'를 굳건히 하고 경제안보 협력, 미래세대 교류 등 주요 합의 사항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정상회담도 열린다. 날짜는 21일이 유력하다. 지난해 11월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차 캄보디아 프놈펜을 방문해 3국 회의를 한 이후 6개월 만이다.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총리와 북핵 미사일 위협, 역내 공급망 불안정, 에너지 위기 등에 공동 대응하고 전략적 공조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한미일 공동발표 등 새로운 합의사항이 나오기보다는 그동안 합의됐던 협력 상황을 공유하고 조율하는 형식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미사일 정보 공유 논의 등이 이미 실무선에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히로시마=뉴시스] 홍효식 기자 =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9일 히로시마 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3.05.19.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히로시마 평화공원 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공동 참배하는 일정도 예정돼 있다. 한국 대통령의 첫 방문이자 한일 정상의 첫 공동 참배 사례가 될 전망이다. 김 차장은 "두 정상의 참배는 과거 히로시마 원폭으로 희생된 한국인을 위로하고, 한일 양국이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함께 준비해 나가자는 다짐의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2박3일간의 일본 방문에서 귀국한 직후인 21일 저녁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대통령실에서 한독 정상회담도 가진다. 이어 22일에는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상임의장 및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