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더운 여름…엘니뇨, 남부에 많은 비 몰고 온다

머니투데이

김도균 기자

기상청이 올 여름은 평년보다 더울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강수량은 6월과 8월엔 평년과 비슷하겠고 7월엔 평년보다 많을 전망이다.

기상청은 23일 오전 3개월(6~8월) 전망 브리핑을 열고 "6~8월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각각 40%"라고 밝혔다. 또 강수량에 대해서는 "6월과 8월은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50%다. 7월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확률이 각각 40%"라고 했다.

6~8월을 여름철로 분류하는데 평년 기온은 월별로 각각 21.1~21.7℃, 24.0~25.2℃, 24.6~25.6℃다. 기상청은 이 기간 모두 월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올 여름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보는 근거는 △7월 필리핀해 높은 해수면 온도 △4월 서아시아 적은 눈덮임 등이다. 두 요인은 모두 한반도 주변의 고기압성 순환을 강화시킨다.

오는 7월까지 남인도양과 필리핀해의 해수면온도가 평년보다 따뜻하고 동인도양은 평년보다 차가울 경우 열대 서태평양 지역에는 대류가 활발해지며 저기압성 순환이 발달한다. 이렇게 되면 한반도 쪽으로 대기의 파동을 형성해 고기압성 순환을 강화한다.

또 지난 4월 서아시아 지역의 눈덮임은 평년보다 적었고 동아시아 지역은 평년보다 많았다. 지난 4월 서아시아 지역에 적은 눈덮임에 의한 복사 효과로 강한 고기압성 순환이 만들어졌는데 8월이 되면 이 대기 파동이 한반도로 유입될 전망이다.

이에 더해 동태평양 해수온도가 엘니뇨에 다가서고 있어 올여름 평년보다 많은 강수량이 점쳐진다. 엘니뇨란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3개월 이동평균으로 평년보다 0.5℃ 이상 높게 5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태평양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 해수면 온도가 4월부터 급상승하고 있어 5~7월 사이 엘니뇨가 발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경우 1950년 이후 13번째로 여름철에 발생하는 엘니뇨가 된다.

여름철에 엘니뇨가 나타나는 경우 열대 중태평양 지역에서 높은 해수온도로 인해 대류 활동이 강화된다. 이는 한반도 부근에 저기압성 순환을 강화하는 요인이 된다. 이로 인해 한반도로 7월 많은 양의 수증기가 유입돼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수 있다.

강수량은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평년보다 높겠다. 현재 엘니뇨가 최성기가 아닌 발달기에 있어 전달할 수 있는 에너지가 작기 때문에 한반도 전역이 아닌 남부를 중심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기상청은 또 일각에서 제기하는 '슈퍼 엘니뇨' 우려에 대해 선을 그었다. 조경숙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현재 각국의 예측 모델 결과를 보면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의 해수온도가 급격하게 높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