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엔비디아 AI용 칩 독식…삼성과 간격 벌린다"

/로이터=뉴스1

세계 파운드리 1위 업체 TSMC가 AI용 GPU(그래픽 처리장치)를 싹쓸이하며 삼성전자와의 간격을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일 대만 IT매체 디지타임스는 최근 인공지능(AI) 열풍으로 각광받고 있는 7나노미터(nm·10억분의 1m) 공정 이하의 AI용 GPU 대부분을 TSMC에서 제조하면서 올해 매출이 반등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생성형AI 기술이 적용된 거대언어모델(LLM·Large Language Model)에 사용되는 엔비디아의 H100뿐 아니라 AMD가 대항마로 내놓은 MI300 모두 TSMC에서 주문을 독차지했다. 엔비디아의 GPU H100은 개당 가격이 3만달러(약 3850만원)가 넘지만, 전 세계 기업이 AI개발에 나서면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제품이다.

엔비디아의 H100/사진=엔비디아 홈페이지

신문은 메타,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자체 개발중인 AI 반도체도 대부분 TSMC가 생산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삼성전자, 인텔은 대형 고객사로부터 대량주문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파운드리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다고 보도했다.

TSMC는 지난해 2조2600억대만달러의 매출(약 94조원)과 1조대만달러(약 42조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매출 비중은 약 23%로서 애플 대상 매출액만 5000억대만달러(약 20조8000억원) 이상이다.


신문은 대만 반도체 업계 관계자의 말을 빌려 2022년부터 반도체 경기가 급락하면서 메모리반도체, 스마트폰 사업 부진 및 파운드리 사업의 불확실성으로 수익이 급감한 삼성전자와 2분기 연속 적자를 보인 인텔과 비교하면 올해 매출액이 소폭 감소한 TSMC의 실적이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는 60.1%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12.4%로 2위를 차지했지만, 전분기(15.8%) 대비 점유율이 3.4%포인트 쪼그라들었다.

특히 AI열풍에 따른 최대 수혜업체인 엔비디아가 A100/A800 및 최신 H100을 모두 TSMC에서 생산 중인 것도 TSMC의 올해 실적을 낙관하게 하는 요소다. 엔비디아는 AI용 GPU 시장의 90% 이상을 독점하고 있다. 엔비디아에 도전하기 위해 AMD가 내놓은 AI용 GPU MI300도 오는 4분기부터 TSMC의 5나노공정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디지타임스는 이처럼 AI용 GPU 생산을 TSMC가 독식 중이며 삼성전자 등 경쟁사로 주문을 돌리기 위한 전환비용이 높기 때문에 엔비디아, AMD가 차세대 3/2나노공정에서도 TSMC 생산을 확정한 상태로 삼성·인텔이 TSMC로부터 주문을 뺏을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