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태평양 섬나라에 '日오염수 저지' 서한…與 "외교적 망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1일 오후 제407회국회(임시회) 제6차 본회의가 열리는 본회의장 앞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저지 일환으로 태평양도서국포럼(PIF) 소속 국가들에 당대표 등 명의로 서한을 보내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외교적 망신'이라고 비판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 의원총회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건을 언급하며 "오늘 태평양 도서국들에 당 대표(이재명)와 제 이름, 모든 민주당 의원의 이름으로 협조 서한을 발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에 따르면 협조 서한은 태평양 도서국 포럼에 소속 된 호주·피지·마셜 제도 등 18개국과 태평양 포럼 사무국에 발송된다. 협조 서한에는 오염수 해양 방류 관련 최근 논란들과 해양법재판소 잠정 조치 청구의 필요성, 국제 연대의 필요성 등이 담겼다.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정책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앞바다에서 세슘 우럭이 발견되고 국민 불안으로 수산물 수입이 급감하는데도 정부는 오염수가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이에 민주당은 일본 오염수 해양 투기와 관련한 국제 연대를 추진하겠다. 우리와 하나의 바다를 공유하는 국가들에 서한을 보내 해양 안전 등 공통 우려 사항을 공유하고 제소를 비롯한 제반 조치에 관해 협력을 촉구할 것"이라고 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또 "일본 내 방류를 반대하는 의회 지도자, 시민단체, 동남아시아 등과의 연대도 추진하겠다"며 "정부도 적극 나설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국격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것 또한 외교라고 볼 수 있고 외교에 있어서는 항상 나라의 국격과 국익을 생각해야 한다. 그런 부분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이 오로지 정쟁과 분열만 노리고 있는 행태"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 간의 협조나 여당의 통일된 요청이라면 그 나라에서 중요하게 받아들이겠지만 야당이 각 나라에 요구하는 행동을 그 나라가 어떻게 볼 것인지, 망신이다"라고 말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외교적 망신이 아닐 수 없다"며 "어느 나라가 동조할 수 있겠나. 서한을 보내도 답신은 받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런 행동 자체가 선동"이라며 "무슨 환경단체도 아니고 야당에서 우리나라 정부를 못 믿겠으니 다른 나라와 연대하겠다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했다.

전문가들 역시 대외 문제에 있어선 여야가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왕휘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외적으로는 하나의 목소리로 나가는 게 가장 좋다. 통일된 국론을 가지고 대응해야 우리가 원하는 정책이나 전략의 목표를 달성할 수가 있기 때문"이라며 "야당의 입장은 이해가 가지만 (한일관계처럼) 중요한 대외 정책에 대해서는 초당적으로 대응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