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젤렌스키 '러시아 사태' 통화…블링컨 "아직 안 끝났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로이터=뉴스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러시아 무장봉기 사태에 대해 논의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백악관은 25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일으킨 러시아 무장봉기 사태에 대해 대화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반격 작전이 진행 중이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안보, 경제, 인도적 지원을 모두 포함해 미국은 흔들리지 않는 지지를 보낼 것을 재확인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SNS를 통해 "전장 현황을 공유하는 한편 러시아 사태에 대한 서로의 평가를 교환했다"고 전했다. 이어 "(러시아 무장봉기 사태는) 푸틴 정권의 약점을 내보였다"며 우크라이나 영토 회복을 위해 더욱 강력히 러시아를 제재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아직 마지막 장을 보지 못했다"며 러시아 무장봉기 사태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CBS 인터뷰에서 "진행 중인 사안이고 우리는 그 한복판에 있다고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한 "(반란이) 푸틴 정권을 향한 도전이며 (푸틴 정권의) 균열을 그대로 보여줬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몇 주, 몇 달간 아주 많은 것들에 대해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무장봉기를 주도한 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어떤 처우를 받게 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이 벨라루스로 떠나는 조건으로 형사책임을 면제한다고 밝혔으나, 약속이 그대로 지켜질지는 아직 모른다는 것.

영국 가디언은 "SNS에서 자주 활동했던 프리고진이 이상하게도 조용하다"며 "프리고진의 앞날이 어떨지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프리고진은 거친 야망가라는 평을 받는 인물인 만큼 그의 이른 '은퇴'를 미심쩍어하는 이가 많다"며 "프리고진의 안전은 그가 벨라루스에서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있다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바그너그룹은 해체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은 전망했다. 푸틴 대통령이 계속 복무를 원하는 바그너그룹 용병은 오는 1일까지 계약을 맺고 러시아 국방부 통제를 받으라고 밝혔기 때문. 아울러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기여를 감안해 이번 무장봉기에 참여한 용병들에 대한 형사처벌을 면제한다고도 했다.

아프리카에서 실전 경력을 쌓은 바그너그룹 용병들을 그대로 러시아 군에 흡수하려는 포용책으로 보이나, 이에 응할 용병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은 익명을 요구한 바그너 관계자 인터뷰를 인용, "바그너 용병들은 러시아 군을 위해 싸우지 않을 것"이라며 "바그너그룹이 아니면 아무 데도 가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바그너그룹 해체 여파는 아프리카까지 미칠 전망이다. 아프리카 전역에 바그너그룹 병력 5000명이 주둔해 있는 데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말리 등 국가가 프리고진과 연계된 군사업체와 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 러시아는 바그너그룹을 내세워 아프리카에서 프랑스와 경쟁을 벌여왔다고 가디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