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는 대기업 다니는데 나는?…청년 우울증 급증 원인 찾았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는 사진./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울증에 걸린 청년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청소년기 정신 건강 교육과 청년층에 맞는 사회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7년 68만명이었던 우울증 환자는 2021년 91만명으로 34% 증가했다. 이 중 2030 환자 수는 15만9000명에서 31만명으로 약 2배 늘었다.


우울증은 극단적 선택까지 생각하게 만든다. 지난 4월 보건사회연구 학술지에 실린 '같지만 다른 그들, 청년: 성별 자살생각과 자살시도 영향요인의 탐색 연구' 논문에 따르면 만 20~39세 청년 1012명의 42.1%(430명)가 지난 1년 내 극단적 선택을 고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생각은 실행으로 이어진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80개 병원 응급실에 내원한 자살 시도자 2만6538명을 분석한 결과 △20대 27.9%(7400명) △30대 13.6%(3607명) 등이었다. 극단적 선택으로 응급실을 찾은 10명 중 4명이 2030인 셈이다.

해당 논문에 참여한 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2030에서 우울증 환자가 급속도로 늘어나는 이유로 '경제적 문제'를 꼽았다.


김 교수는 "2030의 우울증은 취업 문제가 가장 큰 원인"이라며 "취업이 안 되는 건 물론, 좋은 회사와 좋지 않은 회사의 격차가 더 벌어지고 이에 따른 사회적 격차가 커지면서 상대적 박탈감으로 이어진다. 이는 청년들의 우울증에 가장 큰 작용을 한다"고 밝혔다.

'2023년 해양수산 취업박람회'가 열린 지난달 30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사진=뉴시스

실제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2022 자살백서'에 따르면 상대적 박탈감이 청년층을 극단적 선택으로 이끄는 주된 요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상대적 박탈감이 클수록 자신의 미래에 대한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게 하고, 이는 다시 사회적 고립감을 높여 극단적 선택 위험성이 커진다'는 가설에 대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

문제는 우울증에 빠진 청년들의 조기 진단과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국회 보건복지 위원회 소속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정신 건강검진 수검 현황'에 따르면 정신 건강검진을 받는 2030은 절반도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2030 특성상 병원 진료와 치료만 권장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김 교수는 청소년 시기에 정신 건강 교육을 시행함으로써 스스로 병을 진단하고, 병원에 가야 할 상황 등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오픈 채팅처럼 MZ세대가 접근하기 쉬운 플랫폼 등 시대적 분위기에 맞는 대책 마련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