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시중은행 50년 주담대, 정책 모기지와 취지 다르다"

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은 "최근 급증한 시중은행의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은 정책 모기지와 무관하게 개별은행이 자율적으로 출시한 상품으로 정책상품의 취지와 달리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우회수단으로 사용된 측면이 있다"고 13일 밝혔다. 금융당국이 50년 만기 주담대를 장려해놓고 이제와서 가계부채 증가 원인으로 지목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에 대한 설명이다.

정책 모기지의 50년 만기 주담대는 만 34세 이하 무주택 청년층과 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50년 전 기간이 걸쳐 설계된 정책상품이다. 금융당국은 이 상품을 DSR 규제 우회, 변동금리 노출, 투기수요 악용 등 가능성을 사전에 방지하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시중은행의 50년 만기 주담대는 다주택자도 이용 가능하고, 나이제한이 없어 정책 모기지와는 달리 DSR 우회수단으로 사용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급증한 시중은행의 50년 만기 주담대 가운데 92.9%는 금리가 바뀌는 혼합형 금리 상품이었다. 상품 이용자별로 보면 기주택보유자 비중이 52%로 절반을 넘었고, 연령별로는 40대와 50대 비중이 57.1%로 가장 높았다. 심지어 60대 이상도 12.9%에 달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정책 모기지의 조건을 충족하는 차주에게는 시중은행도 50년 만기로 DSR을 산정해 주담대 취급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20~30대 청년층이나 퇴직연금 등 은퇴 후 소득이 충분히 입증된다면 50년 만기 주담대를 판매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태훈 금융위원회 거시금융팀장은 "최근 가계부채 증가에 50년 만기 주담대가 근본 원인으로 작용한 건 아니다"라면서도 "그럼에도 시중은행의 50년 만기 주담대 판매 행태는 그간 느슨한 대출 행태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주택매각 등을 통해 중도상환하는 것을 전제로 대출을 취급하는 건 적절한 여신심사 관행으로 보기 어렵다"며 "차주 입장에서도 이를 전제로 과도한 대출을 장기간에 걸쳐 받으면, 특히 금리상승이나 주택가격 하락이 이뤄질 경우 대출상환이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팀장과의 일문일답
-최근 가계대출 증가는 부동산 거래 정상화 등이 주요 원인인데 금융당국이 50년 만기 주담대 규제에 집중하는 것 아닌지
▶주택거래 정상화에 따라 일정부분 주담대 취급이 증가하는 건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50년 만기 대출 급증을 방치해 DSR 규제 우회와 다주택자의 투기수요 악용으로 이어질 경우 불필요한 대출확대와 가계부채 부실위험이 확대될 우려가 존재한다. 특히 이번 조치는 50년 만기 주담대 취급과정에서 드러난 은행의 느슨한 대출 심사 행태를 바로잡는 데 있다. '상환능력 범위 내에서 빌리고 처음부터 나눠갚는' 대출의 기본원칙이 보다 뿌리깊게 정착하도록 관리하기 위한 취지다.

-구체적으로 은행권의 느슨한 대출행태가 무엇인지
▶은행들은 DSR을 산정할 때 기계적으로 이를 집행하는 게 아니라 차주가 실제로 대출금을 갚을 수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 그런데 50년 만기 주담대의 경우 이런 부분이 거의 지켜지지 않았다. 일단 이 상품의 연령 구성이 일반적인 주담대와 같다. 은행들이 40~50대에게 50년 만기 주담대를 내어줄 땐 최소 이들이 은퇴 후 소득이 어느정도 일지, 나중에 큰 빚을 감당할 수 있을지 안내와 지도가 있었어야 한다.

-이번 대책은 전 금융권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인지
▶원칙적으로 은행뿐 아니라 보험, 상호금융, 여신전문금융, 저축은행 등 전 금융업권에 적용된다.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연 소득 1억원·집값 6억원 이상) 판매 중단은 이 상품을 1년 동안 공급하겠다는 당초 발표와 상반되는 것 아닌지
▶특례보금자리론 공급 요건 개편은 한정된 재원을 서민·실수요층 등 꼭 필요한 분들에게 집중하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다. 당초 공급목표액을 다소간 초과하더라도 지원이 꼭 필요한 분들에게는 계획된 1년의 기간 동안 공급을 최대한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