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시동 건 CF연합 연말 세계무대 출전…"한국이 글로벌 표준"

머니투데이

세종=김훈남 기자

방문규 산업통장자원부 장관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CF연합(Carbon Free Alliance) 출범식에서 이회성 CF연합회장에게 법인설립 허가증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머니S 장동규 기자

본격활동을 시작한 CF(무탄소)연합이 다음달 국제사회를 상대로 CFE(Carbon Free Energy) 확산에 나선다. 민간 주도의 RE100(신재생에너지로 필요전력을 100% 조달하는 것)과 달리 정부와 민간의 협업을 통해 현실성있는 탄소중립 사회 달성 수단을 제시한다는 구상이다.

2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덕수 국무총리는 27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CF연합 출범식'에 참석해 "정부는 다양한 주체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와 COP28(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등 각종 면담 및 국제회의 계기에 CF연합을 홍보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이끌어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회성 CF연합 회장 역시 "우리나라가 카본프리(탄소중립) 시대에 무탄소 에너지 인증체계 등 글로벌 규범정립에 주도적 역할을 할떄가 됐다"고 강조했다.

CFE 혹은 CF100은 원자력발전과 수소, 신재생 등 탄소를 발생하지 않는 에너지원으로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는 개념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UN)총회에 참석해 국제사회에 CFE를 제안했다. 윤 대통령의 제안 이후 한달여 만에 민관합동 협의체인 CF연합이 출범하는 등 CFE 확산을 위한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정부와 우리 업계가 CFE 확산에 서두르는 배경에는 2050년 탄소중립 사회 이행 과정에서 우리나라가 취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이라는 판단이 깔려있다. 현재 국제사회에선 탄소중립 사회 전력공급 수단으로 RE100 확산 움직임이 많은데 신재생에너지만으로 필요 전력을 공급하는 개념인 탓에 국가와 지역별로 다른 에너지 생산 요건을 반영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특히 일조량과 풍량이 불규칙한 우리나라의 특성상 일정하지 않은 에너지 생산량은 그동안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확대에 있어 걸림돌이 돼왔다. 호남 등 남부지역에선 일조량이 많아 전력량이 넘치는 반면 다른 지역에선 일조량과 풍량부족으로 여전히 화석에너지에 의존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여기에 우리나라는 반도체와 철장, 자동차 등 전력소비가 많은 산업을 주력으로 경제를 발전시켜왔다. 발전지역에서 거리가 멀어질수록 전력공급 효율이 떨어진다는 점과 대용량 ESS(에너지저장장치) 안정성 문제가 여전하다는 것도 신재생에너지만으로 전체 필요전력을 공급하기 어려운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과 발전량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CFE에 힘을 싣고 있다. 원전과 수소에너지는 우리나라 지형요건에서도 안정적으로 전력생산이 가능한 만큼 석탄과 LNG(액화천연가스) 등 화석에너지 대체 수단으로 강점이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민간 주도의 RE100이 세계 무역시장에서 진입장벽이 될 경우 민관이 주도하는 CFE 참여를 통해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도 있다. 수출 기업이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100% 전력을 조달하지 못하면 부족분 만큼 REC (Renewable Energy Certificate) 인증을 구입해야 RE100을 충족할 수 있는데 'CFE 기준상 탄소중립에 기여하고 있다'는 일종의 보증역할을 통해 기업 부담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CF연합은 올해 연말 세계 무대에 CFE 확산을 호소하고 이르면 2024년 상반기 중 미국과 일본, 프랑스 등 주요국과 CF 동맹을 이끌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우선 다음달 열리는 '한미 동맹 70주년 기념 청정에너지컨퍼런스'에서 미국과 CFE 확산을 위한 논의를 시작하고 APEC 정상회의와 COP28 등 다자협의체에 참여해 국제 사회의 CFE 이니셔티브 참여를 유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