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 관심 쏠린 사이…러시아, 하루 우크라 118곳 때렸다 "올 최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헤르손의 모습./로이터=뉴스1

국제사회의 이목이 중동으로 쏠린 사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

1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호르 클리멘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장관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올린 성명에서 "지난 24시간 동안 적군(러시아군)이 10개 지역 118개 마을을 포격했다"며 "이는 올해 가장 큰 규모의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의 공습은 일부 도시와 마을을 폐허로 만들었다. 현지 당국은 러시아 국경 근처 하르키우시에서 1명이 사망했고, 남동부 헤르손에서도 1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러시아군의 드론 공격으로 니코폴에서도 59세 여성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쳤다. 로켓 공격을 받은 자포리자 지역의 한 마을에서는 52세 남성 1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보고됐다.

러시아가 지난해처럼 추운 겨울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인프라(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을 확대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날 우크라이나 중부 산업도시인 크레멘추크에서는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정유소에 큰 화재가 발생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100여명의 소방대원이 출동해 진압 작전을 벌였다.

이와 관련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또 다른 겨울이 다가오고 있으며, 우리는 우크라이나 에너지 및 기타 필수 인프라에 대한 추가 공격에 대비해야 한다"며 "러시아가 평화가 아닌 더 많은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는 징후가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이날 러시아가 출격한 드론 20대 중 18대를 격추했다고 밝혔으며, 러시아 역시 접경지인 브리얀스크와 쿠르스크 지역 상공에서 우크라이나 드론을 요격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으로 새로운 전쟁이 시작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원과 관심이 중동으로 분산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미국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제3차 세계대전이 우크라이나에서 시작해 이스라엘에서 계속 이어지고, 아시아로 이동한 뒤 다른 곳에서 폭발할 수 있다"며 "전쟁이 퍼지기 전에, 너무 늦기 전에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멈추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호셉 보렐 유렵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이번 공격에 대해 "러시아는 환상을 가져서는 안 된다. 다른 위기(이·팔 전쟁)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리의 관심을 돌리지는 못할 것"이라며 "우리의 지원은 필요한 한 계속될 것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