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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입사 40년차들의 '울분과 절규'

머니투데이
  •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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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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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가 판다]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 1심 결심공판 최후진술 들어보니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 회장은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삼성 미래전략실 주도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계획적으로 추진하고 그 과정에서 회계부정·부정거래를 저지른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2023.11.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 회장은 경영권 승계를 목적으로 삼성 미래전략실 주도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계획적으로 추진하고 그 과정에서 회계부정·부정거래를 저지른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2023.11.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지난 17일 삼성물산 합병 관련 자본시장법 등의 위반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14인의 결심공판 중 검찰의 구형내용과 함께 가장 눈길을 끈 것은 피고인들의 최후진술이었다. 그 가운데 이재용 회장 외에 다른 피고인들의 최후진술은 거의 언론에 알려지지 않았다.

이 회장은 최후진술에 "지금 세계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하는 새로운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그 한 가운데 위치하고 있다"며 "이런 일들은 사전에 알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삼성은 선제적 대비가 필요했고 그런 흐름 속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두 회사의 합병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외국인 주주나 투자자들과 자신의 대화내용이 재판과정에서 전혀 다른 의미로 오해되는 것을 보고 안타깝고, 허무하기까지했다"며 "제 지분을 늘리기 위해 다른 주주분들께 피해를 입힌다는 생각은 상상조차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 회장은 최후진술 말미에 "제 옆에 있는 피고인들에게 송구하다. 만약 책임을 물을 잘못이 있다면 그것은 제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며 "평생 회사를 위해 헌신해 온 다른 피고인들은 선처해달라"며 울컥했다.

이같은 이 회장의 최후진술 뒤에 이어진 삼성의 전·현직 임원들의 최후 진술은 더 절절했다. 기소 후 3년 2개월간 106차 재판 내내 피고인 참석 확인시 '네'라고 대답한 것 외에는 한마디 말 없이 피고인석에 앉아있던 삼성 입사 40년차들은 최후진술에서 억울함을 강하게 드러냈다.

이들은 검찰의 기업에 대한 이해부족에 아쉬움을 드러내며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정당한 기업활동을 범죄로 몰아가서는 안된다며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당부했다.



백발의 백전노장 최지성...단호한 어조로 "합병은 물산 살린 길"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6.10/뉴스1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6.10/뉴스1

최지성 전 삼성미래전략실장(당시 부회장)은 72세의 나이에 백발이 완연한 모습에도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이재용 회장의 뒤를 이어 최후진술을 이어갔다.

최 전 실장은 1977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40년간 재직한 삼성에서 세계 1위 제품을 만들어가던 시간들과 미래전략실장이 된 이후 벌어진 이건희 회장의 와병, 국정농단 재판 등에 대한 안타까움을 소회로 밝혔다. 그러면서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그 어떤 불법도 없었다고 말했다.

최 전 실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엘리엇이라는 헤지펀드의 개입으로 국민적 관심을 끌었으며, 해외투기 자본을 저지하지 못하면 저희 삼성 뿐만 아니라 국내 전 기업이 먹이감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컸다"며 "당시 합병을 추진한 임직원은 회사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열심히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래전략실장으로 지낸 5년 6개월간 계열사간 중복투자 조정 등 공통 업무를 지원하면서 삼성 그룹 성장에 일조한 미래전략실은 임의조직이긴 하지만 불법조직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한 미래전략실이 전단적(혼자 마음대로 결정하고 단행)으로 결정하고 계열사 CEO는 일방적으로 따르기만 한다고 검찰이 오해하고 있으나 이는 기업 생리를 잘 모르기 때문에 생긴 오해라고 했다.

최 전 실장은 자신이 삼성전자 (72,400원 ▼300 -0.41%) CEO일 때 미래전략실의 지시를 거부한 사례를 들어 삼성 계열사의 자율적 의사결정 시스템을 소개하기도 했다.

최 전 실장은 "삼성이 바이오로직스를 출범시킬 때 미래전략실에서 삼성전자가 100% 출자하는 것이 어떠냐고 물어왔고, 제가 전자 CEO로 있으면서 전자와 바이오는 직접 연관이 없어 전자가 전액 출자할 수는 없다고 해 절반만 투자했다"고 말했다. 당시 미래전략실장은 김순택 실장(부회장)이었고, 삼성전자 CEO는 최지성 사장이었다. 미래전략실의 결정에 계열사가 무조건 따른다는 검찰의 주장과는 배치되는 결정을 자신이 직접했던 경험을 최후진술에서 소개한 것이다.

검찰이 경영승계안이라고 주장하는 프로젝트G와 관련해서도 2009년 당시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에서 기업 투명성 제고를 위해 순환출자와 일감몰아주기를 해소하라는 목소리가 높아 삼성증권에 해소 방안을 검토하라고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판 전까지 프로젝트G라는 문건 자체를 본 적이 없고, 재판과정에서 증거조사로 확인됐듯이 제가 보고 받은 지배구조개선 대책 보고서 문건에는 순환출자 해소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응에 필요한 지배구조개선과 이에 부수해 필요한 사업구조조정에 관한 내용만이 들어있을 뿐 승계에 관한 언급이 한 마디도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특히 이건희 회장이 멀쩡히 살아있던 2009년에 경영승계안을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검찰이 기업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 전 실장은 삼성물산을 합병하게 된 계기를 자신의 입사시절을 회고하며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1977년 삼성에 입사할 때 희망 1순위도, 2순위도, 3순위도 모두 삼성물산을 적어냈었다"며 "그런 애정을 가진 삼성물산의 상사부문과 건설부문의 대형 부실(3조원)을 타개할 방안으로 계열사들이 2015년에 합병하게 된 것은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최 전실장은 합병 당시에는 엘리엇이 홍보대행사와 로펌을 동원해 견제 감시하던 상황에서 어떤 불법행위도 상상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며, 그 어느 누구에게도 위법한 지시를 하지 않았고, 행동도 하지 않았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그는 "마지막 미전실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넘지 못할 벽 같았던 일본 반도체와 TV 등 전자산업을 넘어선 지 얼마 안됐다"며 "최근 일본 신문에 이제 한국은 끝났다는 보도가 나왔다. 매 순간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냉혹한 세계 현실에서 경제 전쟁을 이끌어야 할 이재용 회장이 장기간 재판에 메여 있어 안타깝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최 전 실장은 이날 결심공판이 끝난 후 기자와 만나 "당초 줄여서 최후진술을 하려고 했으나 도저히 억울해서 안되겠다는 마음에 준비한 얘기를 다했다"고 말했다.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실차장…"공판과정에서 증거 보니 공소사실 납득 안돼"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사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리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날 장 전 사장은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구속 됐다. 2021.1.18/뉴스1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사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리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날 장 전 사장은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구속 됐다. 2021.1.18/뉴스1
최 전 실장과 함께 신입사원 시절 삼성물산에서 함께 일하다가 약 30년 후 미래전략실에서 실장과 실차장으로 함께 일한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당시 사장)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두 회사에 도움이 되는 좋은 해결책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장 전 실차장은 "군 제대 이후 24살에 삼성물산에 입사해 40년 가까이 삼성에서 일했고 그 중 16년을 삼성물산에 근무했는데 언젠가는 돌아갈 고향 같은 곳이 장기간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며 매우 안타까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합병 관련업무가 자신의 업무가 아니었기 때문에 양사간 합병을 알게 된 것이 양사 이사회에서 합병을 승인하는 시점이었다고 했다. 당시 삼성물산의 구조적 경영난에 대해 알고 있었기 때문에 회사와 주주를 위한 좋은 해결책이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합병 결과도 회사성장과 주주이익에 큰 도움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장 전 실차장은 "엘리엇 대응과정에서 제가 회사에 작은 도움이나마 되려고 했지만 법을 어기거나 시장 주주에게 피해가 간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며 "혹시라도 제가 잘못했다면 그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공판과정에서 검사님들의 주장을 듣고 증거들을 보니 제가 어떤 범죄사실에 어떻게 관계했다는 것인지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다. 특히 제가 언론을 장악하고 기사를 왜곡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 아니다. 저는 그럴 능력도 생각도 없다. 언론사의 오보 하나 고치는 것도 (기업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검사님은 언론을 너무 가볍게 평가하고, 저를 너무 과대평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장 전 실차장은 "저는 구치소에서 지낸 생활이 아직 트라우마로 남아 있어 잠을 제대로 못자고 있고 최근 암수술을 한 상태"라며 "제가 알지 못하고 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 누명을 쓰지 않도록 재판부가 명철히 헤아려달라. 이제 남은 여생을 자기 성찰과 반성하면서 우리사회에 봉사 헌신하며 살겠다"고 말을 맺었다.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1팀장..."기업현실에 대한 검찰의 깊은 오해 안타까워"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김종중 전 삼성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경영권 불법승계' 관련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등 공판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21.7.22/뉴스1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김종중 전 삼성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경영권 불법승계' 관련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등 공판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21.7.22/뉴스1

김종중 전 삼성 미래전략실 전략1팀장(사장)은 "저는 검찰 조사 및 재판과정 통해 검사가 기업경영 현실과 현장에 대해 너무 많은 오해를 한다고 느꼈다"며 "기업은 험난한 경쟁환경 속에서 생존을 위해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집단이고, 각종 법률·정부지침·규정의 변화 뿐만 아니라 주주·투자자·소비자 등 모든 시장 환경과 경기 변화에 실시간으로 예민하게 반응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에 대응하기 위해 회사에 따라서 하루에 수를 헤아리기 힘든 현안보고와 현안 검토문건이 생성된다"며 "이러한 보고서 문건은 법률 조례로 엄격히 규율되는 국가나 공공기관의 공적 문건과 형식 절차 등에서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김 전 팀장은 "각 분야 실무자는 모든 상황을 염두에 두고 틀에 얽매이지 않고 각종 경영현안 등 보고서를 작성하지만 중도 폐기하거나 수정보완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데 검사는 기업현장의 역동적 환경에서 생성된 여러 실무 문건 중 부정적 내용만을 모아 당시 삼성그룹이 부정을 저질렀다고 주장한다"고 항변했다. 그는 "당시 경영진의 한사람으로서 기업경영 현실에 대한 검사의 깊은 오해에 대해 가슴 답답함을 금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 전 팀장은 "1984년에 입사해 2012년말부터 4년간 전략팀장으로 일하면서 사업적 리스크나 법적 리스크를 사전에 방지해 혹여 잘못된 의사결정이 있으면 이를 바로 잡는 게 저의 일이었다"며 "그 본업을 저버리고 이재용 회장이나 최지성 전 실장과 불법을 공모 실행했다는 검찰의 주장은 저 자신에게는 수치스러운 말"이라고 했다.

그는 전략팀장 밑에 80명의 간부와 임원이 함께 일하는데 그 중 합병 파트는 3명 뿐이며, 자신의 업무 중 합병과 관련된 것은 5%도 채 되지 않는 것처럼 자신보다 업무 범위가 넓고 고도화된 이 회장이나 최 전 실장은 이 업무에 대해 더더욱 그랬을 것(깊이 있는 내용을 모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미전실이 다른 주주와 시장을 기망하고 임직원에게 불법을 지시했다면 오늘날의 삼성이 있을 수 없을 것"이라며, "최소한 그룹 경영진이 몇 % 지분을 더 얻기 위해 모태 기업(삼성물산)을 약탈하는 불법을 사전 공모실행했다는 주장에 조금도 승복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 전 장팀은 다시 돌아가도 똑같은 결정을 했을 것이라며 일부 폐기된 문건으로 실무적 흠결을 범죄로 규정짓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도 했다.

김 전 팀장은 "저는 7년 전에 회사를 그만둔 후 재판을 받고 있어 어려운 처지지만 현재 저보다 더 어려운 여건에 처해진 삼성이 여러모로 걱정된다"며 "여기 있는 이재용 회장은 고 이건희 회장의 와병·타계 와 함께 밀어닥친 고충과 이어진 재판으로 한번도 제대로 경영에 전념할 수 없었다. 7년간의 '사법적 가위눌림'에서 벗어나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선처해달라"고 호소했다.



김신 전 물산 상사부문 대표…"제 40년 통째로 부정 당해...다시 그 때로 돌아가도 합병추진"


= 김신 삼성물산 사장이 17일 오전 주주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 들어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삼성물산은 이날 주주총회에서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결정짓는다. 2015.7.17/뉴스1
= 김신 삼성물산 사장이 17일 오전 주주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 들어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삼성물산은 이날 주주총회에서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결정짓는다. 2015.7.17/뉴스1

김신 전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은 "1979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2018년까지 40년간 삼성물산에서 일했다"며 "저에게 삼성물산은 첫 직장이자 평생직장으로 제 인생을 함께 한 소중한 곳"이라고 최후진술을 시작했다.

김 전 사장은 "1980년대 중후반 제가 미국에 근무할 때 삼성전자가 뉴욕 JFK 공항 카트에 삼성 광고를 시작한 적이 있다. 그 때 미국 사람이 저에게 삼성을 안다며 '공항 카트 만드는 회사 아니냐'고 오해했던 그런 시절 있었다. 그런데 이제 삼성은 그 이름만 대면 전세계 누구나 아는 글로벌 회사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2010년 10월 상사부문 대표가 돼 직장인으로서 꿈을 이뤘으나, 삼성물산의 마지막 시간을 이 사건 수사와 재판으로 보내면서 저로서는 삼성물산에서 보낸 지난 40년의 시간을 통째로 부정당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전 사장은 "재판이 진행된 지난 3년간 계속 제 머리 속에서 만약 제가 합병을 진행하던 과거로 가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여러번 다시 생각하고 또 고민해봤다"며 "그 때마다 제가 내린 결론은 다시 돌아가더라도 회사와 주주를 위해서 같은 결정을 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상사 대표이사로서 부끄럽지만 합병 이전 상사 상황이 좋지 못한 시점에서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제안 받았다"며 "당시 유망산업인 바이오의 최대주주가 된다는 것도 매력적이었고, 또한 합병으로 경영권 안정과 사실상 지주회사가 되는 것도 저에게 반가운 일이었다"고 회고했다.

특히 2004년 헤지펀드인 헤르메스 펀드의 삼성물산 경영권 공격을 직접 느끼며 경영권 보호가 필요하다고 느꼈고, 사업적으로도 사실상 지주회사가 되는 것은 큰 장점이어서 해외시장에서 인지도와 신용도 상승으로 기존 사업에 도움이 된다고 봤다고 했다.

김 전 사장은 삼성물산의 약 3조 부실 중 1조원이 상사 부실이었으나 합병으로 회사규모가 커지고 사업이 다각화됐기에 위험을 분산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위기를 극복했다고 말했다. 김 전 사장은 "저는 소신껏 합병에 찬성해 비록 이 때문에 재판을 받고 있지만 지금도 제 결정에 후회를 안한다"며 최후진술을 마쳤다.



이영호 전 물산 건설부문 대표…"합병 후 신용등급 2단계 상승, 합병 효과 결과로 보여줘"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이 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외 10명에 대한 삼성 부당합병 의혹 관련 8차 공판에 참석하고 있다. 2021.7.1/뉴스1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이 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외 10명에 대한 삼성 부당합병 의혹 관련 8차 공판에 참석하고 있다. 2021.7.1/뉴스1

이영호 전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은 "1985년 삼성SDI에 입사해 삼성전자 등을 거친 후 2012년 삼성물산 경영지원 업무를 담당하다가 2018년 사장으로 승진했지만, 그 전 10년 이상 부정감사와 경영진단 업무를 맡아 회사가 법규를 잘 준수하는지 등을 점검하는 업무를 했다"며 최후진술의 말문을 열었다.

이 전 사장은 "삼성물산에 가서도 컴플라이언스와 세이프티(준법과 안전)를 가장 기본적인 회사경영 방침으로 정해서 일하는 절차와 조직을 바꿔왔다"며 "저의 삶에서 피고인으로 수년간 재판을 받는 일이 생길 것이라고는 단 한번도 생각하지 못해 참으로 답답하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건설 프로젝트 한두건의 부실이 생겼다고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합병 당시 문제는 개별문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 전반적인 문제가 발생해 마음을 놓을 수 있는 프로젝트 현장이 거의 없었다"고 회고했다. 의욕만 앞섰던 수주가 뒤늦게 부메랑처럼 돌아와 수주 계획이 대폭 축소되면서 중장기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했고, 회사의 생존대책 수립 과정에서 임직원과 그 가족의 고통 수반이 걱정되던 시기였다고 했다. 이 전 사장은 특히 엘리엇이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상황에서 어떠한 빌미도 주지 않아야 했기 때문에 준법을 특히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 전 사장은 "만약 합병을 통해 새로운 기회가 만들어지지 않고 구 삼성물산의 3조원 규모의 부실을 안고 갔다면 회사 내부적으로 혹독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했을 것"이라며 "임직원과 협력해 고객 등 이해관계자들의 고통을 흡수할 수 있었고, 합병으로 신용등급이 2단계나 상승해 미래를 위해 정진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5년 9월 합병 이후 통합삼성물산 경영진으로 계속 근무하면서 합병 의미와 효과를 체감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사장은 "거듭말하지만 합병이 없었으면 수많은 어려움을 삼성물산 (118,100원 ▲300 +0.25%)만의 힘으로 이겨내기 어려웠다"며 "현재 재판을 받는 상황이 고통스럽지만, 그때로 돌아가더라도 저는 합병을 선택한 것이 옳았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맺었다.



김태한 전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바이오는 삼성 내부서도 투자 꺼렸던 고위험 사업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증거인멸 혐의를 받는 김태한 대표가 24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증거인멸 혐의를 받는 김태한 대표가 24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김태한 전 삼성바이오로직스 (722,000원 ▼7,000 -0.96%) 사장은 "삼성바이오 로직스와 에피스는 설립 당시 외부시장에서는 물론 삼성 내부에서조차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불확실성이 높은 사업분야로 여겼다"며 "투자금 확보를 위해 삼성전자 대표 등 경영진을 수차례 찾아가며 투자를 설득해야 했다"고 최후진술 말문을 열었다.

김 전 사장은 사업초기부터 성공 가능성이 높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공동지배했던 회사라는 검찰의 주장과는 달리 초기 위험성을 로직스가 모두 지고 있어서 초기에는 단독지배형태였다는 설명이다. 그는 공동지배에 따라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에 대한 부채를 로직스의 재무제표에 기재해야 했는데 이를 하지 않아 분식회계라는 검찰의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사장은 "바이오산업이 삼성은 물론 우리나라 신사업으로 미래 먹거리가 되도록 만들겠다는 굳은 의지로 혁신적인 시밀러 의약품을 개발하는 데 전력투구했다"며 "그런 노력이 결실을 봐 로직스가 세계 1위 CMO(위탁생산) 기업이 됐고 에피스도 널리 역량을 인정받는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김 전 사장은 "회계는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라 이뤄졌으며, 이 법정에서 검사들 주장처럼 저희가 불법적 의도를 가지고 분식회계를 했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개인적으로도 이 사건의 회계처리로 금융당국의 행정처분을 받았으나 법원에서 모두 기각됐다"고 말했다.

그는 "양심을 걸고 말하건데 이 사건 회계처리 당시 그 같은 회계처리 위반을 알면서 일부러 한 적이 없다. 그리고 그렇게 할 이유도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한편 1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 회장에게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 최 전 실장과 김 전 팀장에게 징역 4년 6개월·벌금 5억 원, 이왕익 전 부사장에 징역 4년·벌금 3억 원, 장 전 실차장에게 징역 3년·벌금 1억 원을 각각 구형했다. 또 삼성물산 김신·최치훈·이영호 전 사장에 징역 4년·벌금 3억원을, 김태한 전 사장·심정훈 삼정회계법인 상무에게는 징역 4년을 구형했다. 1심 선고일은 내년 1월 26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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