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수낙 총리와 "北 도발 규탄, 공동 대처·안보 공조 강화"

[런던=뉴시스] 전신 기자 =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영국 총리 관저에서 리시 수낵 총리와 환담한 뒤 악수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1.23.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리시 수낙 총리와 한영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소위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함께 규탄했다. 양국은 이번 국빈 방문 계기에 맺은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22일 오후(현지시간) 런던 총리관저에서 수낙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었다. 양 정상은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를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자 국제사회에 대한 도발이라고 확인하고 한영 양국이 국제사회와 함께 이를 규탄하고 공동으로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수낙 총리는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협력에 우려를 나타내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중동 지역에 가하는 안보 위협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조치로 5년 전의 남북 군사합의의 일부를 효력 정지해 북한에 대한 전방의 감시와 정찰 활동을 재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한영 국방 외교 장관급 '2+2 협력체계'를 통해 정보 공유와 안보 공조를 강화해 나가자고 했다.

또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2024~2025년 UN(유엔)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수임을 계기로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보, 번영에 적극 기여해 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표명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영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는 얘기다. 윤 대통령은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서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 간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면서 한국은 G7(주요 7개국)과의 협력을 지속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G7과의 협력 증진을 위한 영국 측의 지지를 요청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영국이 인태 지역에서 필요한 역할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를 바란다"며 "그 과정에서 한영 양국이 호혜적 이익을 도모하면서 전략적 공조를 추진해 나가자"고 했다.

[런던=뉴시스] 전신 기자 =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영국 총리 관저에서 작성한 방명록. 윤 대통령은 '역사적인 다우닝가 합의가 한영관계를 도약시킬 것을 기대합니다'라고 적었다. (공동취재) 2023.11.23.

정상회담 이후 윤 대통령과 수낙 총리는 양국 관계를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양국 간 전략적 협력 내용을 총망라한 '다우닝가 합의(Downing Street Accord)'에 서명했다.

또 윤 대통령은 이번 국빈 방문을 계기로 체결한 '전략적 사이버 파트너십'을 통해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안전한 사이버 공간을 조성하기 위한 협력을 확대하자고 했다. 방산 공동수출 MOU(양해각서)를 통해 양국 간 방산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효과적인 공동시장 진출을 위한 협력 기반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과 수낙 총리는 그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팬데믹 등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서도 한영 FTA(자유무역협정)를 통해 양국 경제협력이 견실하게 발전해 온 점을 평가하고 이번 계기에 한영 FTA 개선 협상이 개시된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양 정상은 한영 FTA 개선을 통해 디지털, 공급망, 에너지 등 새로운 분야의 통상규범 마련을 위한 협력을 확대하고 양국이 전략적 통상 파트너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디지털 분야 협력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냈다. 양 정상은 양국 간 '디지털 파트너십' 체결과 '디지털정부 협력 MOU' 체결을 통해 6G, AI(인공지능), 디지털 규범 등 디지털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발판이 마련된 점을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선도적 AI 기술 보유국인 만큼 양국 간 글로벌 AI 규범과 거버넌스 형성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 또한 양 정상은 이번에 체결된 우주협력 MOU를 바탕으로 우주탐사·정책·산업 등 전 분야에서 양국이 우주 분야 핵심 파트너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