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P배터리 재활용·폐기물 부담금 검토…"이대로면 버려진다"

테슬라 모델Y. 최근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탐재모델 출시로 판매량이 급증했다.

정부가 중국산 전기자동차에 주로 쓰이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재활용·폐기물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전기차에서 나온 사용 후 배터리(폐배터리)는 잔존 성능에 따라 다른 용도로 재사용하거나 새 배터리 원료로 재활용하게 한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지만 LFP배터리는 잔존 성능이 떨어져 쉽게 버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14일 정부에 따르면 환경부는 2024년 연구용역을 시작으로 LFP배터리에 재활용·폐기물 부담금을 부과하는 안을 추진한다. EPR(생상자책임재활용제도) 등 제조단계에서 재활용 혹은 폐기물 비용을 부담하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EPR 적용 시 제조업자는 생산제품에 대한 재활용 의무를 지게되며 이를 충족하지 않으면 제품 당 일정금액의 부담금을 낸다. 제조업자가 직접 재활용 업무를 하지않는 만큼 사실상 제품에 부담금을 매기는 제도로 관련 조합 등이 폐배터리의 수거·재활용·폐기 업무를 맡는다. 정부는 LFP배터리 처분을 위한 부담금 제도 적정성과 부담금 규모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삼원계(NCM)배터리와 달리 LFP배터리는 사용하고 나면 유가성이 떨어져 그대로 버려질 가능성이 크다"며 "EPR이든 부담금이든 재활용 의무 강화를 위한 제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2024년 연구용역을 시작하면 이후 업계와의 조율, 법령정비가 필요한 만큼 실제 제도 적용은 2024년 이후가 될 전망이다.

아울러 정부가 LFP배터리에 폐기물 부담금을 매기면 실제 제품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만큼 전기차 시장 판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당초 LFP배터리는 주로 중국산 전기버스 등에 쓰였다. 하지만 리튬이온 등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하던 전기차 업계도 최근 소비자의 가격부담 등을 이유로 값싼 LFP배터리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로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는 LFP배터리를 탑재한 '모델Y'를 출시, 판매량이 급증했다. 국내 완성차 업계도 기아 레이EV 등 LFP배터리 탑재모델을 선보이고 있어 보급형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LFP배터리 사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