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잘 챙겨주셔서" 빈소 찾아 마지막 택배 건넨 기사…유족 울렸다

머니투데이

김미루 기자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구 남구 대명동의 한 택배 기사가 고객의 빈소를 찾아 마지막 택배를 유족에 건넸다. 기사는 자신을 잘 챙겨주던 고객을 마지막으로 찾아뵙는 게 도리 같다며 조의금도 전했다. 기사는 이 일이 크게 회자되는 일이 부담스럽다는 취지로 택배사 측에 뜻을 전했다.

지난달 26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이분 꼭 회사에서 칭찬받게 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40대 나이에 갑작스레 모친상을 당했다는 글쓴이 A씨는 "장례를 치르고 다음 날 아침 발인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저녁 8시쯤 CJ대한통운 택배 기사 한 분이 '○○씨 빈소 맞냐'며 택배를 하나 들고 우물쭈물 들어오셨다"고 썼다.

이어 "어머니께서 주문한 상품이었다. 어머니 휴대폰에 택배 기사님 연락처가 저장돼 있었는지 부고 문자가 갔나 보다"라며 "그래서 주소지로 배송하지 않으시고 빈소로 가져오셨다"고 덧붙였다.

빈소에 온 택배 기사는 "평상시에 어머님께서 음료수도 잘 챙겨주시고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감사했다. 얼굴 뵙는 게 도리인 듯해 왔다"며 "내일 아침 일찍 발인인데 오늘도 늦게 오면 실례일 것 같아 최대한 서둘러 오느라 일복 차림으로 와 죄송하다"며 택배를 건넸다고 한다.

기사의 말에 A씨는 "저희 형제들 다 울컥했다"며 "물건만 주고 가셔도 너무 감사한 일인데 절도 올리고 조의금까지 하시고 감사했다며 90도로 인사하면서 가시는데 어떻게 저런 분이 계시냐며 저희끼리 계속 울었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그냥 봐도 선한 인상이다. 이분에게 정말 좋은 일이 있으면 좋겠다"며 "기사님을 뵈면서 저를 돌아보게 됐다"고 썼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회사 홍보를 이렇게 좋게 해주다니 기사님을 고용한 회사가 복 받았다" "생전 어머님도 따뜻한 분이었던 것 같다" "선한 영향력이 대단하다고 새삼 느낀다" 등 반응을 보였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좋은 일이어서 저희도 기사분께 연락해봤다"며 "본인의 얼굴이나 신상이 노출되기를 원하시지는 않는다고 하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