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구글·메타·애플 불참...'반쪽짜리' 공정위-암참 간담회

공정위

공정거래위원회가 플랫폼공정경쟁촉진법(가칭·이하 플랫폼법) 설명을 위해 25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를 방문해 간담회를 진행한다. 하지만 구글, 애플, 메타 등 플랫폼법 제정시 규제 대상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은 대부분 불참한다. 플랫폼법 제정에 앞서 관련 기업들의 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인데 '반쪽짜리' 간담회에 그칠 가능성이 커졌다.

24일 암참 등 관계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25일 암참 일부 회원사를 만나 플랫폼법에 대해 설명하는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매출, 시장점유율, 이용자 수 등의 정량적 규제를 만들어 주요 온라인 플랫폼을 사전 지정해 규제하는 플랫폼법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육성권 공정위 사무처장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이번주 내에 암참 회원사 중 우리와 소통을 원하는 회원사를 만나 법에 대해 서로간 의견을 교환하기로 (일정이) 잡혀있다"며 "통상 문제에 대한 우려를 막기 위한 소통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암참이 공정위가 추진 중인 플랫폼법과 관련 "사전규제 도입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지난 11일에도 암참을 방문해 면담을 했는데 이 자리에서 제임스 김 암참 회장 등 관계자들이 회원사들의 의견을 들어보는게 좋겠다는 우려를 전함에 따라 이날 간담회를 마련했다.

하지만 간담회에는 구글과 애플, 메타 등 규제 대상 기업들이 대거 불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간담회엔 반도체 기업 퀄컴, 유니퀘스트, 매치닷컴(데이팅앱) 등 일부 기업만 참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요 기업들이 불참하면서 간담회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퀄컴은 반도체 제조기업이고 유니퀘스트는 반도체 솔루션 공급업체로 법안과 무관한 기업들으로 평가받는다. 매치닷컴은 미국 댈러스에 본사를 둔 기업으로,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27~28% 수준인 틴더(Tinder)를 보유하고 있지만 국내 월간 사용자는 17만명(지난해 12월) 남짓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플랫폼법이 명확히 공개되지 않은 만큼 법 전반에 반대하고 있는 회원사들은 나오지 않는 것으로 전해들었다"며 "플랫폼 독과점으로 인해 피해를 볼 수 있는 기업들의 얘기를 우선 듣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국내 플랫폼법 기업들과의 간담회도 잇따라 무산되는 업계 설득에 어려움을 겪고있다. 공정위는 지난 9일 국내 IT협회 연합체인 디지털경제연합과 간담회를 갖고 플랫폼법 내용을 논의하려 했지만 끝내 무산됐다. 디지털경제연합은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벤처기업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한국디지털광고협회, 한국온라인쇼핑협회가 설립한 단체로 플랫폼 규제의 직접적인 이해당사그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