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예산 획기적 지원"…과기계 출연연 22곳, 공공기관 제외

머니투데이

세종=유재희 기자

정부가 올해부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및 소관 출연연구기관(과기계 출연연)' 22곳을 공공기관에서 제외키로 했다. 과학·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임금·채용방식 등이 기존 공공기관 규제에 얽매이지 않도록 풀어주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를 개최하고 '2024년도 공공기관 지정안'을 심의, 공공기관 327곳을 지정했다. 지난해(347곳)에 비해선 20곳(지정 해제 23곳·신규 지정 3곳)이 줄었다.

눈여겨볼 점은 과기계 출연연 22곳이 공공기관에서 제외됐다는 것이다. 제외 대상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등이다.

과기계 출연연은 지난 2007년 제정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에 따라 '기타 공공기관'으로 관리됐지만 올해부터는 공공기관에서 제외됨에 따라 공공기관 평가와 채용방식, 임금 등 규제를 받지 않게 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과학기술 선점이 국가 미래를 좌우하는 상황에서 과학기술분야의 혁신적·도전적 연구개발이 가능하도록 관리체계의 획기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과기계 출연연을 공공기관에서 지정 해제, 세계적 석학 등 우수 인재를 적극 유치하고 핵심과제에 인력과 예산이 충분히 지원되게 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4대 과학기술원도 지난해 1월 공운법 적용 대상에서 해제된 뒤 자유롭고 창의적인 연구 활동과 기관 운영에 숨통이 트였다는 평가가 짙다.

다만 과기계 출연연들은 공공기관 지정 해제 후에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성과 관리나 감독을 받게 된다.

이 밖에도 공운위는 다른 기관에 통폐합돼 지정할 필요성이 낮은 수자원환경산업진흥을 공공기관서 제외했다. 반면 정부 업무를 위탁 수행해왔던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한국치산기술협회 △한국통계정보원 등 3개 기관은 신규 지정했다.

특히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는 최근 마약 오남용이 사회적 문제로 제기되는 상황에서 마약 예방·재활사업을 수행하는 기관으로서 최초의 공공기관이 됐다.

또 기재부는 앞으로 지역·필수 의료역량 강화를 위해 국립대학병원(14개)의 경쟁력 제고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공공기관 지정 해제를 검토한다.

한편 정부는 △공공기관 생산성 제고 △자율·책임 및 역량 강화 △민간-공공기관 협력 강화 등 '공공기관 3대 혁신과제'를 국정과제로 적극 추진 중이다.

최 부총리는 "조직·인력의 군살을 빼고 꼭 필요한 부문의 체력을 키우는 등 생산성 제고에 집중하겠다"면서 "2년간 정원을 1만명 감축, 핵심 업무에 더 집중할 여력을 확보했고 5년간 42조2000억원의 재정건전화 계획을 수립해 부채비율에 고삐를 채울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 이렇게 효율화된 공공기관들이 대국민 서비스 개선에 매진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하고 책임성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