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부동산신탁사 리스크 관리 강조…"시장 전반 경색 우려"

함용일 금융감독원 부원장. /사진=뉴스1

금융감독원이 부동산신탁사 최고경영자(CEO)와 간담회를 열었다. 건설사 워크아웃,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불안정한 가운데 리스크 관리를 강화를 당부하고 건전한 산업발전 방안을 논의하려는 취지다.

금감원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부동산신탁사 CEO와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에는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을 비롯해 14개 부동산신탁사 CEO가 참석했다.


함용일 부원장은 모두발언에서 "부동산신탁사의 건전성 악화는 대주단, 시공사, 수분양자, 여타 사업장으로의 연쇄적인 리스크 전이 가능성이 있고 나아가 부동산 시장 전반의 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각 사업장에 대한 세세하고 엄정한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금감원은 금융시장 안정성 제고를 위해 부동산신탁사의 건전성·유동성 관리 강화를 강조했다. 먼저 저조한 분양률로 신탁사의 손실 확대가 우려되거나 시공사의 책임준공 기일이 도과한 사업장에 대한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당부했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사업성 없는 사업장에 대해 예상 손실을 100% 인식해 신속하게 매각·정리하고 공매시에도 담보가치를 최대한 보수적으로 산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책준형 토지신탁은 시공사 부도시 거액의 배상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며 사업장별 공정관리와 손실흡수능력 확보에 힘써달라고 했다.


금감원은 부실사업장 정상화를 위해 신탁사에서 해결 가능한 이슈에 적극적 자세로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고금리 상황에서 신탁사는 공사비 증액 등에 대한 대주단 협의에 어려움이 있는 반면 일각에선 사업 정리를 위한 토지매각 등 과정에서 신탁사 업무관행에 대한 불만도 제기돼서다.

내부통제도 강화해달라고 주문했다. 거액의 금전을 취급하는 부동산 사업 특성상 신탁사 직원에 의한 금융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서다. 내부통제 책임은 최고경영자에게 있다며 내부통제 조직에 대한 충분한 자원배분과 위법행위에 대한 엄정한 대응을 당부했다.

금감원은 부동산신탁사 임직원의 사익추구 등 위법·부당행위에 대해 일벌백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앞으로 부실우려 사업장에 대한 모니터링과 부동산신탁사의 재무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금융회사별 충당금 적립실태를 일제 점검하겠다고도 밝혔다.

또 우발채무 등 신탁사업의 실질적 리스크가 NCR(순자본비율)에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현행 제도상의 사각지대를 보완할 예정이라고 했다. 아울러 토지신탁 계약당사자 간 분쟁 소지를 최소화하고 건전한 시장질서 확립을 위해 표준적인 업무방법 마련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부동산신탁사 대표들은 어려운 시장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당국의 노력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또 부동산 사업추진시 참여 주체 간 책임범위를 명확화하는 등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한 다양한 제도적 지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