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의대 정원 확정…의협 "돌아올 수 없는 강 건너는 것" 으름장

부산대병원·부산대 교수진과 의대생들이 19일 오전 경남 양산시 물금읍 부산대 양산캠퍼스 의과대학에서 의대 정원 확대 사태에 대한 2차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가운데 강의실 책상에 의대생의 가운 등이 놓여 있다./사진=(양산=뉴스1) 윤일지 기자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의협 비대위)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20일 예고된 각 의과대학 정원 확정 발표를 두고 "사실상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과 동시에 돌아갈 수 있는 마지막 다리마저 끊어 버리는 파국적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의협 비대위는 "의대 정원 확정은 국가 백년대계인 의대 교육을 훼손하고 대한민국 의료를 붕괴시키는 국가 파괴 행위"라며 "정부가 자초한 의료공백 사태를 해결하기는커녕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부에 따르면 이르면 내일 각 의대 별 2025년도 입학정원이 확정될 예정이다. 수도권에 400명, 지방에 1600명 수준으로 확대 정원이 배분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이와 함께 의대 정원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전공의 등 의사에게 현장 복귀를 호소하는 내용의 대국민 담화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 비대위는 "정부는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면 증원 규모를 논의해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며 "의료계도 이 분야 전문가들을 모두 동원해서도 논의할 준비가 항상 되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답을 정해 놓고 과정을 맞추는 식이 아니라,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두 공정하게 반영될 수 있어야 할 것"이라며 '단서'를 달았다. 또 "원점에서 논의할 대화 테이블에 나오기를 바란다"며 변치 않는 입장만을 되풀이했다.

김강현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사무총장이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의협 비대위는 정부가 비상진료체계를 호평하면서도 의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서 제출 움직임이 결정됐다는 점을 두고는 "다가올 재앙적 상황에 애써 눈 감으려는 태도"라며 날을 세웠다.

현재 행위별 수가 대신 최종적 건강 결과나 통합적 건강관리에 대해 보상하는 '대안적이고 혁신적인 지불제도'를 도입하는데 2조원을 투입한다는 발표 내용은 "수가를 포함한 보상 체계의 개편은 의료에 미칠 영향력이 막대한 사안이므로 신중히 결정해야 할 중요 의제"라면서 "위기 상황을 탈출하기 위해 섣부른 결정을 내리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지금처럼 일방적인 태도로 현 정책을 고집한다면 다가올 파국과 의료 붕괴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가 부담하게 될 것"이라며 "아무쪼록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정부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