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일 빼달라는 임산부 직원, 그만두라 해야 하나요?"

임신 기간 동안 힘든 업무는 제외해달라고 회사 측에 부탁한 임산부 직원이 고민이라는 사연이 소개됐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임신 기간 동안 힘든 업무는 제외해달라고 회사 측에 부탁한 임산부 직원이 고민이라는 사연이 소개됐다.

지난 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직원 임신하면 힘든 일 무조건 다 빼주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직장인 A씨는 컴퓨터로 일하기보단 걷거나 서 있는 등 활동을 많이 해야 하는 회사에 다니고 있다. 이런 직종 특성 때문에 연차를 낸 다른 동료의 일까지 온전히 메우기엔 한계가 있다.

최근 A씨 회사 동료 B씨는 임신을 했다. 힘들게 가진 아이를 위해 B씨는 신체적·정신적 노동을 해야 하는 고된 업무를 임신 기간 동안만 빼달라고 회사 측에 부탁했다.

사측은 B씨의 요구를 직원들에게 전달했지만, A씨를 비롯한 직원들은 이를 강력히 반대했다. 임신 10개월 동안 B씨의 업무를 대신 처리하는 것이 무리라며, 이를 수용할 시 퇴사하겠다고 세게 나갔다. 그러면서 힘든 업무에서 완전히 배제하는 건 어렵고 하루 1~2시간 정도는 다른 직원들이 일을 대신 맡되 그 외 시간은 B씨가 처리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절충안도 내놨다.


그러나 최근 B씨는 업무 중 입덧과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이송됐다. 직원들의 제안을 받아들인 회사가 B씨에게 3~4시간 정도 본 업무를 맡기자 몸에 무리가 온 것이다.

B씨가 병원 입원을 하는 동안 회사에선 관련한 회의가 이뤄졌고 결국 돌아오더라도 B씨에게 업무를 그대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하기로 결정했다.

심지어 직장 상사는 A씨에게 "내가 얘기하면 임산부 퇴사 종용이 될 수 있으니 A씨가 지나가는 말로 한번 얘기해봐라"라며 "지금 나가면 퇴직금 및 실업급여 챙겨주겠다는 식으로"라고 부탁했다. 이에 A씨는 자연스레 B씨에게 "제 친구는 임신하고 회사랑 잘 얘기해서 실업급여 받으며 집에서 놀더라. 부럽다"라고 얘기까지 했다.

A씨는 "B씨에게 미안하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본 업무를 완전히 빼 드릴 생각이 절대 없다. 각자의 할 수 있는 적정 분량의 본 업무를 갖고 있어서 그만큼만 해야 하루 체력에 지장이 가지 않는다"라며 "(쓰러지고 나서) 돌아온 뒤 너무 힘들어하더라. 울면서 이러다 유산하겠다고 울고불고... 근데 저희로서도 정말 어쩔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한 누리꾼은 "10달 동안이 아니라 어차피 출산하면 3달은 또 임산부 직원의 공백기다. 아무리 짧아도 13개월인데 육아휴직이라도 쓴다면 더 길어질 거다. 사측에서 저런 경우는 직원을 추가로 써야 한다. 대체 근무자 뽑는 것도 지원금 나오는 걸로 아는데, 사측이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다른 이용자들은 "B씨가 계속 근무하는 건 욕심이라고 생각한다. 쓰러질 정도면 본인과 아이를 위해서, 동료를 위해서라도 빨리 휴직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이 든다" "임신도 개인 사정이지만 자기 때문에 다른 동료들 더 고생하는 거 알면서 빼달라고 하는 건 이기적인 거 아닌가 싶다" 등 B씨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부는 "현실이 이러니까 임신을 못 한다. 이건 직원끼리 싸울 것도 아니고 회사에서 인력 충원을 해줘야 한다. 이런 거 때문에 딩크족 생각하는 여성들이 많다" "이러니까 애를 안 낳는다" 등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