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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도 모르는 메이플스토리, 엔씨도 모르는 리니지 서버

머니투데이
  • 최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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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4.15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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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인마켓]
게임 공식 퍼블리셔 아닌 개인 또는 집단이 운영하는 프리서버
공식 집계도 안될 정도로 국내외에 수많은 프리서버 불법 운영
색다른 재미 위해 프리서버 이용하다 개인정보 유출되는 경우도 발생

[편집자주] 남녀노소 즐기는 게임, 이를 지탱하는 국내외 시장환경과 뒷이야기들을 다룹니다.

'기존 데이터 리셋' '디스코드를 토애 공지' 등 프리법의 특징이 나타난 공지사항. /사진=메이플로얄 캡
게임사가 아닌, 프리섭 운영 페이지. 정식 게임사의 모습을 그대로 빼다 받은 듯하다/ /사진=메이플로얄 캡처
보통 대작 게임을 만드는 데는 수백명의 인력이 투입돼 최소 2~3년이 걸린다고 한다. 이후에도 각종 업데이트와 서버 유지 등에 적지 않은 비용이 투입된다. 수많은 신작 게임이 초반 흥행에 성공해도 손익분기점을 겨우 넘기는 데는 이 같은 속사정이 있다.

그런데 게임을 만드는 과정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으면서, 이미 만들어진 게임으로 돈만 버는 이들이 있다. 게임을 만든 개발사에 정당한 대가도 지불하지 않는 범법자들이다. 국내외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게임 도둑 '프리서버(프리섭)' 이야기다.


프리서버라 써놓고 도둑서버라 읽는다


프리섭은 온라인게임을 제작한 개발사나 유통을 맡은 퍼블리셔가 아닌, 이들과 전혀 상관 없는 사람들이 해당 게임을 별도로 서비스하는 서버다. 흔히 온라인게임의 서버 프로그램을 어둠의 경로로 손에 넣거나, 게임 파일과 서버가 주고 받는 패킷값을 역설계해 변조된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을 쓰는 경우가 있다.


엔씨소프트 (190,400원 ▼800 -0.42%)의 리니지 시리즈나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등 MMORPG(역할수행게임)가 프리섭의 가장 큰 희생양이다. 엔씨나 넥슨도 모르는 국내외 프리섭이 수천곳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당연히도 저작권료는 지불하지 않는다. MMORPG 이외에도 슈팅게임 등의 프리서버도 존재한다. 과거 국민게임이던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RTS(실시간전략)게임도 수많은 프리서버가 존재했다.


누가 프리서버를 만들고 이용하나


프리섭 소스코드를 공ㅇ하는 해외 커뮤니티. 국산 게임인 리니지2와 라그나로크의 소스파일도 보인다. /사진=RaGEZONE 캡처
프리섭 소스코드를 공ㅇ하는 해외 커뮤니티. 국산 게임인 리니지2와 라그나로크의 소스파일도 보인다. /사진=RaGEZONE 캡처
1990~2000년대 프리서버는 열혈 게이머들이 만드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열혈 유저라고 해서 항상 올바른 것은 아니다. 국내 소비자들의 저작권 인식이 처참하던 시절인 CD 기반의 온라인 게임들이 가진 고유의 'CD키'는 와레즈 사이트 등에서 공공연하게 공유됐다. 이 시절 블리자드의 공식 배틀넷에 접속하지 못하는 '복사본 스타CD'를 가진 유저들이 만들고 찾던 게 스타 프리섭이었다. 한때 한국 스타 프리섭의 동시접속자는 공식 배틀넷 동접자와 유사한 수준이었다.

MMORPG 역시 일부 유저들이 시작한 사례가 많다. 실제 게임 내에선 좀처럼 구현하기 힘든 확률의 강화 아이템이 있다면, 프리섭에서는 관리자 권한으로 획득 확률을 올리는 식으로 손쉽게 얻게 해주는 식이다. 리니지의 경우 게임 내에 존재하다 나중에 사행성 논란으로 없어졌던 슬라임 경주 등 일부 '게임 내 게임'을 프리섭에선 구현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프리섭들은 점차 상업화되기 시작했고, 처음부터 수익을 노리고 만드는 업자들도 나타났다. 초창기 유저들이 구축한 프리섭들은 '후원금' 명목으로 사용자들에게 돈을 받았지만, 나중에는 게임 아이템 판매 등까지 따라하는 '가까 게임사' 역할을 하는 프리섭들이 점점 늘어났다.


범죄는 범죄인데…"잡는 돈이 더 든다"


불법 프리섭 업자들 간 홍보 및 고객모집 경쟁도 치열하다. /사진=투데이서버 캡처
불법 프리섭 업자들 간 홍보 및 고객모집 경쟁도 치열하다. /사진=투데이서버 캡처
간혹 이미 서비스가 종료된 게임을 잊지 못한 올드 유저들이 모여 프리섭을 구축하는 경우도 있다. MMORPG 조선협객전과 가약스, 액션게임 바우트 등이 있다. 하지만 이처럼 망겜의 추억을 못 잊어 유저끼리 구축하는 프리섭은 극소수이며, 대부분의 업자들은 '검은 돈'을 벌기 위해 프리섭을 만든다.


게임사 입장에선 이들의 부정 수익을 원천봉쇄하고 싶지만, 국내외에 워낙 많이 자리잡고 있어 일망타진하는 것도 쉽지 않다. 특히 해외에 서버를 둔 경우에는 국내 수사당국의 힘만으로는 서버압수 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프리섭 단속의 한계를 두고 "잡는 돈이 더 든다"고 하소연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프리섭은 다른 프리섭이 잡는 형국이다. 동종 게임을 도둑질해 서비스하는 업자들은 서로 경쟁관계다. 이 때문에 한 프리섭 업자가 다른 프리섭에 디도스 공격을 가하는 식으로 서비스를 무력화하는 경우도 굉장히 잦다. 프리섭이 한동안 서버를 중단한 뒤 다시 영업을 재개하는 '리샛' 주기가 1~2달 간격으로 잦은 것도 이 때문이다.


저작권법 위반에 절도죄도 가능…관련 통계는 X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프리섭은 우선적으로 게임사의 저작물을 무단 사용하는 것이기에 저작권법 위반 사안이 된다. 여기에 더해 게임 서버파일을 옳지 않은 경로로 유출시킨 경우 절도죄에도 해당할 수 있다. 게임사처럼 아이템을 판매하는 프리섭들은 게임산업법 위반도 추가될 수 있다.

지난 5일 대구지법에서는 엔씨의 리니지 프리섭을 구축하고 2년여 동안 운영하며 이용자들에게 대금을 받은 안모씨(31)에게 징역 1년8월, 추징금 2억849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안씨처럼 처벌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안씨의 경우 대담하게 국내에 서버를 구축하고 운영했기에 수사기관에 걸렸을 뿐이다.

해외에 기반을 둔 프리섭들의 규모는 일부 다크웹 등 어둠의 경로, 불법도박사이트 등에 나타난 해당 프리섭 광고의 종류로 유추해볼 수 있을 뿐이다. 업계에선 인기게임의 경우 어림잡아 수천객 있는 것으로만 파악할 뿐, 정확한 통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게임사의 저작권 침해를 다루는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좀처럼 프리섭 규모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대체 뭘 믿고 프리섭을 이용할까


'기존 데이터 리셋' '디스코드를 토애 공지' 등 프리법의 특징이 나타난 공지사항. /사진=메이플로얄 캡
'기존 데이터 리셋' '디스코드를 토애 공지' 등 프리법의 특징이 나타난 공지사항. /사진=메이플로얄 캡
게임업체들은 운영 주체가 명확한 공식 게임과 달리 프리섭에서의 피해는 법으로 보호받을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프리섭 운영진이 요금을 잔뜩 받은 뒤 '먹튀'하는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 프리섭에서 제출 받은 아이디와 비밀번호 정보를 이용해 해당 이용자의 실제 게임 계정 또는 다른 사이트 계정을 털어가는 경우도 있다.

프리섭 게임을 즐기는 건 이용자의 컴퓨터 자체에도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프리섭 게임을 실행하기 위한 파일은 대부분 정상적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기 떄문에 각종 백신프로그램이 '바이러스'로 인식할 때가 잦다. 그래서 프리섭 운영자들은 '백신프로그램의 실시간 탐지기능을 끈 뒤 게임을 설치하라'고 권고한다. 일부 프리섭에선 설치파일에 백도어 또는 강제 암호화폐 채굴 등의 악성 프로그램을 심는 경우도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프리섭을 구축하고 돈을 번다는 자체가 이미 범죄자인데, 그들에게 일반 게임사와 같은 소비자보호 마인드가 존재할 리 만무하다"며 "설령 호기심에 프리섭을 잠시 경험하더라도 '전 사이트 공용 아이디'나 '비번'은 절대 사용하지 말고, 결제를 요구하는 경우에는 절대로 응하면 안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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