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국민 4분의 3 "이란 반격 반대"…고민 깊어지는 네타냐후

이스라엘 국민 10명 중 7명이 동맹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해 이란의 공습에 대한 반격을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보복 의사를 밝힌 가운데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은 반격을 자제할 것을 촉구하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고심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국민 10명 중 7명이 동맹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해 이란의 공습에 대한 반격을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로이터=뉴스1

16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히브리대 아감 연구소가 이스라엘 성인 남녀 146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응답자 74%는 '안보 동맹을 약화시킬 경우 이란에 대한 반격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26%는 '동맹과의 관계에 금이 가더라도 반격에 찬성한다'고 했다.


응답자 중 56%는 이스라엘이 '지속 가능한 방위를 보장하기 위해 동맹국의 정치적·군사적 요구에 긍정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답했다. 12%는 이에 동의하지 않았고 32%는 응답을 보류했다. '미국이 이번 대응에 이스라엘을 지원한 만큼 미국과 향후 안보 조치를 조율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59%였으며 15%는 이에 반대했다.

지난 15일 공개된 이스라엘 현지 방송 '뉴스13'의 여론조사에서도 이스라엘 국민 다수가 이란에 대한 반격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란에 대한 대응을 미뤄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37%였고, '아예 대응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25%를 차지했다. 반면 '즉각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은 29%, '모르겠다'는 9%였다.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배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전쟁 내각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까지 사흘 연속 비상 전시내각 회의를 소집해 지난 13일 밤 발생한 이란의 공습에 대한 대응을 논의해왔다. 구체적인 회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스라엘 현지 언론과 주요 외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회의에 참석한 인사들이 '이란에 대한 보복은 불가피하다'는 공감대는 확인하면서도 대응 시기와 규모, 방식 등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을 비롯한 이스라엘의 동맹국도 이란에 대한 반격을 자제해달라고 촉구했다. 공습 당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 후 이스라엘 안보에 대한 미국의 철통같은 약속을 재확인하면서도 이란에 대한 반격을 반대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현지 매체들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의 전쟁과 관련해서도 여론 조사를 진행했다. 히브리대 여론 조사 결과 응답자의 44%는 '이스라엘의 외교 관계 위기와 미국과의 관계 악화를 감수하고서라도 라파에 대한 군사 공격을 진행해야 한다고 답했다. 응답자 25%는 이에 동의하지 않았으며 31%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가자지구에 억류된 납북자들을 송환하기 위한 (이스라엘 정부의) 노력'을 묻는 채널13의 여론 조사 결과에서는 응답자의 52%가 '네타냐후 총리가 납북자들을 송환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응답자 39%는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고 9%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