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보호소서 손발 뒤로 '새우꺾기'…법원 "국가 1000만원 배상"

머니투데이

정진솔 기자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외국인보호소에서 이른바 '새우꺾기' 등 인권침해 행위를 당한 외국인 피해자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1심 법원이 국가의 책임을 일부 인정했다. 사진은 사단법인 두루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지난 2021년 9월29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외국인을 결박해 고문하고 공문서를 조작한 외국인 보호소 즉각 폐쇄와 법무부의 사과를 촉구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경기 화성외국인보호소에 수감됐다가 일명 '새우꺾기'를 당했다고 폭로한 외국인에 대해 법원이 국가의 책임을 일부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71단독 김영수 판사는 9일 모로코 출신 피해자 A씨가 대한민국을 상대로 위자료 3500만원을 내라며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가 원고(A씨)에게 1000만원을 지불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난민 신청자 자격으로 체류하던 A씨는 2021년 3월 강제퇴거명령을 받고 경기도 화성 외국인보호소에 수감됐다. A씨는 난동을 부렸다는 이유로 독방인 '특별 계호실'에 수감됐는데 이 과정에서 손발이 등 뒤로 묶인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인권위는 외국인보호소 소장과 직원들에 대한 경고 조치와 재발방지책 마련을 법무부에 권고했다.

A씨를 대리한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김지림 변호사는 선고 후 취재진을 만나 "오늘 법원의 판결은 국가의 이름으로 행하여진 국가폭력이 명백한 위법이었고 다시는 발생해선 안 된다는 것을 명시적으로 말해준 중요한 판결"이라고 밝혔다.

한편 법무부는 A씨에게 쓰인 것으로 알려진 발목 보호장비를 더 이상 못쓰게 하는 '외국인보호규칙 일부 개정령'을 공포했다. 전신 결박 의자(보호의자)도 도입을 철회하게 됐다. 대신 상·하체용 벨트형 포승과 조끼형 포승이 추가되는 등 업무처리지침이 개정됐다.

화성 외국인보호소는 불법체류 외국인을 강제퇴거 하기 위한 출국 여권 절차를 준비하고 추방되기 전까지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된 법무부 산하 출입국관리소 아래에 있는 기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