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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이야기]반칙왕 vs 원칙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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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강삼재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안기부 예산전용 의혹 사건의 진실을 고백’하면서 "3년간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다.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과 안상영 부산시장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였다〃라고 털어놓았다. 이 사건은 20년 전의 필자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미국에 유학해 대학원을 다니던 시절이었다. 과속을 하다가 경찰에 붙잡히는 일이 생겼다. 나는 10여 대의 차량이 똑같이 과속을 했는데 왜 맨 뒤에서 따라가던 나만 붙잡느냐고 거세게 항의했다.

결국 속도위반죄에 경찰 권위에 도전한 죄까지 추가되어 과태료를 물게 되었다. 나는 불공정한 조치라고 생각하고 변호사를 찾아가 인종차별이라고 항의하면서 법적 상담을 의뢰했다. 그런데 어떤 변호사도 내 편을 드는 사람은 없는 것이었다. 참 이상한 나라라는 생각을 하며 화를 삭혔다.
 
당시에 나는 ‘원칙을 따르면 성공한다’는 성현들의 말씀을 믿지 않았다. 모두 반칙을 하면서 사는데 나 혼자서 원칙을 지켜봐야 손해뿐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약육강식의 동물 세계에 무슨 룰이 있겠는가?` 싶었다.
 
그러다가 80년대 초에 겪었던 가치관에 변화를 가져온 경험을 하게 되었다. 퍼스널 컴퓨터가 막 나왔을 때였는데, 애플 컴퓨터를 미국 상무성의 허가 없이 한국에 보내 상당한 변호사 비용과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치른 것이다. 반칙을 하면 당장에는 이익이 있을지 모르나 궁극적으로 더 큰 손해를 본다는 사실을 몸소 깨닫게 된 계기였다.
 
그 후 어떤 교육원에서 강사로 일할 때, 시험문제를 알려 달라고 조르던 한 수강생이 양복 주머니에 당시 나의 수입에 비해 많은 액수의 돈을 봉투를 넣어 놓은 일이 있었다. 잠깐 갈등을 겪긴 했지만 돈을 받으면 두고두고 후회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돌려주기로 결심했다.

결국 ‘어떻게 하면 기분 나쁘지 않게 돌려줄까’를 고민해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했을 때 나 자신에 대해서 얼마나 자랑스러움을 느꼈는지 모른다. 하지만 부패가 만연하던 당시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처세하는 것이 옳은 지에 대한 가치관의 혼란은 여전했다.
 
혼란이 해결된 것은 내가 리더십 교육을 통하여 ‘BA(Born Again, 다시 태어남)학위’를 받고 나서부터다. ‘왜 사느냐?’에 대한 답변을 하면서 얼마 남지도 않은 인생을 행복하고 의미 있게 보내야 되겠다고 결심하고 남은 생의 설계도인 ‘나의 사명서’를 작성했다.

이 과정에서 있었던 중요한 변화는 인간은 물론 동물사회에도 원칙, 즉 불변의 법칙을 어기면 일시적으로는 이익이 될 수도 있겠지만 언젠가는 대가를 지불해야 된다고 확신하게 된 것이다. 만약 자신의 대에 대가를 치르지 않으면 결국 후손들이 치러야 한다.

원칙을 따르면 장기적, 궁극적으로 성공하게 돼있는데 처세술과 같은 변칙으로 단기적인 성취를 꿈꾸었던 내가 부끄러웠다. 만약 내가 나의 반칙적인 행동을 뉘우치지 않고 변호사 비용을 들여가면서 반칙을 정당화시키는데 성공했다면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 더 심각한 ‘반칙왕’이 됐을 것이고, 자살이나 불명예 퇴직, 폭탄고백이나 세상을 원망하면서 죽어가는 등의 극단적인 행동으로 치달았을지도 모른다.
 
요즘 우리 사회도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지난 한달 사이에 7~8명의 정치인들이 과거의 잘못을 고백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점차 성숙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80년대에 4천억이던 불법 정치자금의 규모가 90년대에는 4백억, 최근에는 백억 단위로 줄었고 사회적 윤리 기준도 성숙되고 있다. 자신 이외의 다른 사람이 개입된 반칙적 행동의 비밀을 ‘무덤까지’ 가져갈 수 있던 시절은 이미 지나갔다.
 
우리 모두 과거의 잘못을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 고백하고 과거를 털어내 버리는 용기를 가졌으면 한다. ‘반칙왕’이 아닌 ‘원칙왕’이 성공하는 성숙한 사회를 위해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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