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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숙의경영코칭]상습지각생

고현숙의 경영코칭 고현숙 한국코칭센터 부사장 |입력 : 2004.10.29 12:17|조회 : 16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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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듯이 지각하는 직원들 때문에 안 써 본 방법이 없었는데, 이게 가장 효과적이었어요.정말 문제는 상사로부터 인정받는 것이더군요." 중소기업 김 사장이 말해준 경험담이다. 그는 지각하는 직원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다가 어느 날 총무과를 시켜 통계를 내보도록 했다.

결과를 보니 상습적으로 지각을 하는 직원이 셋 있었다. 매달 예닐곱 번은 반드시 지각한 이들의 기록에 더 화가 났다. 아예 월별 도표로 만들어서 전 직원 회의에서 공개하고 벽면에 붙여서 망신을 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적어도 이 셋을 함께 불러 단체로 혼쭐을 낼 심사였다.

마음을 바꾸어 달리 풀어보기로 한 것은 그의 지혜다. 우선 직원을 한 명씩 따로 불러 차분하게 면담을 했다. 길게 훈계를 늘어놓는 대신 직원의 사정을 이해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기 위해 질문을 먼저 했다.

"아침에 시간 맞춰 오는 데 어떤 어려움이 있느냐?"
"혹시 몸이 약하다면 건강을 먼저 챙겨야 하는데, 어떻게 내가 도와주면 좋겠나"

한참 말을 꺼내지 않던 직원이 망설이다 한 말은 좀 실망스러웠다. 회사가 재미가 있어야 오고 싶은데 솔직히 아침에 회사 올 기분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아마 이런 말을 듣는다면 당장 '회사가 놀러 오는 덴 줄 아느냐, 그 따위 태도로 일하려면 때려 쳐라!' 고 할 상사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현명한 상사는 비난으로 대화를 끝내버리는 대신 참을 성 있게 듣고 그 직원의 말을 그대로 따라가보기로 했다. "음.. 그래. 회사가 재미가 없다고? 어떻게 하면 재미 있는 직장이 될 수 있는지 좋은 생각이 없나?"

직원은 몇 가지 아이디어를 내 놓았다. 직원 사이의 칸막이가 너무 높아서 평소에 얼굴도 못 보고 일하니 답답하다, 친밀하게 이야기 나눌 시간도 없다, 오후에 간식이나 티타임을 하면 어떠냐… 등등. 그런데 상사가 이 아이디어를 메모해 가면서 진지하게 듣자, 조금 있다가 그 직원이 이런 말을 했다.

"사실 어린애가 장난감 없다고 못 놀지는 않습니다. 신명만 있으면 흙 갖고도 하루 종일 잘 놀지요. 결국은 제가 어떤 마음을 먹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내심 이 말을 듣고 놀란 상사는 '어떻게 그런 멋진 비유로 잘 설명할 수 있느냐'며 그를 인정해주고 존중해 주었다.

또 다른 상습 지각자와의 면담에서도 일방적으로 지시형 조언을 하는 대신 질문을 했다.
"지각이 잦으면 장기적으로 어떤 결과가 있겠느냐?"
"팀 내의 동료나 후배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어떻게 하면 늦지 않게 올 수 있겠는가?"

이런 면담 이후의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이들의 지각이 거의 없어진 것이다. 그 동안 지각하면 벌금 내기, 월급에서 제하기, 영업비 늦게 주기 등등 별별 패널티를 많이 물려봤지만, 기실 그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데는 별 효과가 없었는데 말이다.

한 직원은 나중에 이런 말을 했다. 눈이 높은 사장의 기대를 못 채우는 것 같아서 늘 열등생 같은 기분이었는데, 나를 존중하여 대해 주니까 자신의 행동에 더 책임감을 갖게 되었다고. 상대방을 인정해주고 존중해주는 태도는 카리스마 넘치는 백마디 말보다 더 크게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문제에 대해 스스로 해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코칭의 철학이다. 그가 그 사안에 대해 가장 많이 알고 있고, 또 고민을 많이 하는 당사자기 때문에. 타인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그가 집중하여 해결할 수 있도록 문제를 제기해주고 들어주는 일,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질문을 해주는 일이 아닐까.

어떤 문제에 대해 상사는 이미 해답을 가지고 있기가 쉽다. 그리고 자기 머리 속에 해답이 존재하는 한, 상대방의 얘기를 진정으로 경청하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상대방보다 경험이 많고 앞서 있는 상사들 혹은 부모들이 경계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이 대목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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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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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전작주의자  | 2004.11.22 02:54

고현숙부사장님 이렇게 글을 자주 올리시는지 몰랐습니다 저를 되돌아 보면서 저의 직장생활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에 대한 훌륭한 칼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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