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339.17 827.84 1115.30
▲15.72 ▲6.71 ▼5.1
메디슈머시대 (7/6~미정)
블록체인 가상화폐

성공할 CEO 김응용

-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

김준형의 돈으로 본 세상 머니투데이 김준형 기자 |입력 : 2004.11.10 18:41|조회 : 17958
폰트크기
기사공유
"전혀 아는 게 없어 사양했었다. 구단에 누를 끼칠 수도 있으니까..."
프로야구 삼성 사장이 된 김응용 전감독은 매출 200억원대의 기업을 잘 꾸려나갈까 걱정이 많은 모양이다. 김재한(축구) 마낙길(배구)씨처럼 스포츠스타중에 기업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고, 효성같은 회사는 공격성과 적극성 팀워크를 높이 평가, '스포츠 특기자' 채용제도까지 시행 중이고 보면 '운동밖에 모르는데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은 기우일 것이다. 하지만 최고경영자, 그것도 자기가 몸담고 있던 구단을 책임지는 경우는 처음이고 보니 아무리 뚝심좋은 코끼리라도 두꺼운 다리가 조금 후들거릴만도 하다.

결론부터 말하면 김 '사장'은 22년 감독생활을 통해 성공할 CEO로서의 자질을 이미 확인시켜줬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좋은 자원을(선수)를 발굴해 적재 적소에 배치하고, 동기부여를 통해 능력을 극대화시킴으로써, 최대의 성과(승리)를 올리는게 경영자가 할 일이다. 그런면에서 경기(競技)를 운영(運營)하는 것은 기업경영과 다를 바 없다.

우선, 김사장은 73년 자신이 몸담고 있던 한일은행 사령탑에 부임하면서 강병철(현 SK 감독)을 주장으로 발탁해 한일은행 전성기를 일궈낸데서 시작, 숱한 인재들을 직접 발굴하고 키워왔다. '여건이 좋았으니까 가능했지...'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선동렬을 비롯해 스타급 선수들이 줄줄이 빠져나간 뒤인 1997년 코리안시리즈에서도 우승을 거머쥐었다. 해태못지 않은 스타군단과, 훨씬 나은 재정지원을 업은 삼성이 번번히 김 전감독의 해태에게 무릎을 꿇었지만, 그를 영입한뒤 곧바로 왕좌에 올랐던 건 '우승청부사'라는 별칭이 허명이 아님을 보여준다.

김사장은 취임 인터뷰에서 특유의 투박한 말투로 "선수들이 야구를 열심히 할 수 있도록 월급도 연봉도 많이 올려주겠다"고 말했다. 평소에도 김사장은 연봉상한제나 하한제를 없애고, 능력에 따라 확실하게 보상을 차별화해야 프로야구의 질이 높아진다는 지론을 갖고 있었다. 외국인 '용병' 선수들의 연봉상한액을 20만달러로 묶어놓은 규정도 없애 우수선수들을 과감히 수입해서 경쟁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구단별 2명으로 묶여 있는 용병 수 제한도 경기당 출전수 제한이라면 몰라도 구단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으니 경쟁을 통한 동기부여가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시장경제의 '기업가 체질'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이것저것 따질 것 없이 2389경기 출장에 1313승(역대 최다), 정규시즌 1위 7회, 한국시리즈 우승 10회,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대표팀 동메달 획득이라는 당분간 깨지기 힘든 '성과'를 올림으로써 전감독은 위대한 경기운영자의 관록을 보여줬다.

하지만 김사장이 위대한 競營者에서 위대한 經營者로 변신할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후계구도'에 있다. 지난해말 일본 연수를 마치고 국내 프로야구로 돌아온 선동열을 직접 만나 삼성 수석코치로 영입한 게 김사장이었다. 앞서 2002년에도 영입을 시도했다가 1차 실패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목적을 이뤘다. '국보급' 코치가 다음에는 자신의 자리를 위협할 것이라는 건 누구나 알수 있는 일이었지만 망설이지 않았다. 코리안시리즈 혈투가 끝난뒤 결국 그가 선동렬 코치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는거 아니냐는 입방아가 나오기 시작하자, 그는 미련없이 물러섰다. 선코치와 나란히 대구에서 KTX를 타고 온 김사장은 "선동렬 코치가 1년 하는 걸 지켜보니 내가 20년 넘게 감독 한 것보다 더 나았다. 선 코치에게 물려주면 더 좋은 성적을 내지 않겠나"고 자신의 후계자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세계적인 컨설턴트 짐 콜린스는 저서 'GOOD TO GREAT'에서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도약한 기업은 예외없이 '5단계'의 리더십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5단계 리더십'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차세대 후계자들이 훨씬 더 큰 성공을 거둘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준다는데 있다. 반면 '좋은' 정도에 머무는 '4단계 기업의 리더십'은 자기 중심적이고 후계자를 기르지 않을뿐더러 후계자들을 실패의 늪에 빠뜨리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콜린스는 대표적인 예로 1980년 크라이슬러를 파산직전에서 구해내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업으로 만드는가 싶었던 리 아이아코카를 들었다. 아이아코카는 초반의 빛나는 성공에도 불구, 후계자를 기르기는 커녕 퇴임을 끊임없이 연기하다가 결국 등 떼밀려 자리를 내놓았고, 크라이슬러는 나중에 다임러벤츠에 팔리는 신세가 됐다.

멀리 갈 것 없이, 국내의 경우 스타 경영자의 퇴진 공백을 매끄럽게 메우는 기업들을 보기는 쉽지 않다. 얼마전 물러난 김정태 전국민은행장도 '시장의 영웅'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후계자를 키울 생각을 하지 않고, 외부에서 부랴부랴 수혈해야 하는 상황을 남겼으니 '5단계 리더십'에 미치지 못했다. "직접 다른 팀의 감독으로 가는 것보다 코치를 거치는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머리 큰' 제자를 모셔와 1년간의 트레이닝을 거쳐 자리를 넘겨준 김 전감독은 그런면에서 김정태행장보다 한수 위인 셈이다.

김사장은 "우~ 갑자기 사장을 하라니..."할지 모르지만, 기업이 만드는 제품(야구)을 누구보다 잘 알고, 사람 부릴 줄 아는 카리스마가 있고, 나가고 들어갈 때를 안다면 실패보다는 성공할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혹시라도 야구 구단이 상장돼 투자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CEO 김응용'의 회사에는 투자할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4개의 소셜댓글이 있습니다.

댓글쓰기
트위터 로그인머니투데이 김준형  | 2004.11.18 11:03

김준형입니다. 뜬금없이 웬 김응용? 하시는 분들도 없지 않을 듯 합니다. 우리 주변의 다양한 일들 속에서 경제나 돈과 관련된 생각의 단초를 끄집어 내보자는 뜻에서 '돈으로 본 세상'코...

소셜댓글 전체보기



종료된칼럼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