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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LG카드 해법' 反 시장논리

채권단, 강제수단 없는 여론몰이..내년 집단소송제 대상 될 수도

성화용의인사이드 머니투데이 성화용 기자 |입력 : 2004.12.10 07:43|조회 : 9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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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카드의 1조2000억원 추가 증자를 앞두고 논란이 뜨겁다. 채권단은 LG그룹이 카드에 가지고 있는 채권 가운데 지주사 보유분을 제외한 8750억원을 주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방침이고 LG측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난색이다.

LG그룹의 출자전환과 관련한 쟁점은 4가지로 압축된다. △채권단이 LG의 출자전환을 강제할 '도구'를 가지고 있느냐, △ LG가 실제로 출자전환을 할 수 있느냐(또는 할 것이냐), △어떤식으로든 LG가 출자전환을 했을 경우 어떤 문제가 발생하느냐, △LG가 출자전환을 하지 않을 경우 LG카드는 어떻게 되느냐 등을 따져 봐야한다.

이 네 가지 이슈를 경제논리로 접근해 보면 채권단의 손을 들어주기 어렵다. 출자전환을 요구할 수는 있지만 받아들이지 않아도 할 말이 없는 구조다.

우선 채권단의 요구는 '정서법'에 기대고 있다. '의무 이행'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일종의 여론 몰이다. LG카드가 부실화 돼 경제에 큰 부담을 준 것은 당시 대주주인 LG그룹 책임이니,이제와서 모른 척 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물론 LG는 부담스럽다. 그래서 '못한다'고 정면에서 목소리를 높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안해도 그만이다. 채권단은 강제할 수단을 가지고 있지 않다. LG는 이미 채권단과의 확약서 대로 책임을 이행해왔다. 남은 책임(5000억원의 채권을 후순위 전환사채로 전환)도 이행 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출자전환은 의무가 아니라 선택이다. 시장의 논리로 따지면 '불리한 선택'을 할 이유가 없다. 여론을 고려해서 그런 선택을 할 경우 LG와 무관한 대중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 몰라도 주주와 투자자들은 용납하지 않는다.

LG의 출자전환이 물리적으로 가능한 지도 그 연장선상에서 봐야 한다. LG는 최근 관련 계열사에 채권단의 요구를 통보해 놓고 답을 기다리고 있다. 과연 각 이사회가 '정서를 고려해 출자전환을 하자'고 결의할 지 의문이다.

안하겠다고 결정하면 그 뿐이지만, 하겠다고 하면 주주들이 들고 일어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집단소송제의 첫 제물이 될 수도 있다.

LG가 그룹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여 이사들을 맨투맨으로 설득하면 출자전환이 혹시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결의를 끌어낸다 해도 후환이 만만치 않다.

LG는 그동안 숱한 국내외 기업설명회에서 '확약서 대로 책임을 다 했기 때문에 LG카드에 대한 추가 지원은 없다'고 되풀이 해왔다. 이 상태에서 출자전환을 하면 '허위 IR'을 한 셈이 된다. LG그룹의 신인도에 금이 간다. '국가 경제를 위해, 과거의 부실책임을 묻는 여론을 고려해 LG카드에 출자전환 하겠다'는 결정을 해외 투자자들이 납득할 것 같지 않다.

LG투자증권을 팔면서 금융에 손을 떼겠다고 공언한 것과도 상충된다. 금융과 전혀 무관한 계열사들이 출자전환을 통해 금융사 지분을 다시 갖는 건 모양도 나쁠 뿐 아니라 시장과의 약속을 깨는 결과가 된다.

LG카드 관리역을 맡고 있는 산업은행은 LG가 끝내 출자전환을 안할 경우 청산할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이에 대해 재계는 물론이고 채권단 안팎에서도 '적절치 못한 언급'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출자전환을 않고 버틴 LG가 미워서 손해를 보게 하겠다는 뜻이라면 어불성설이고, 실제로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다는 가능성을 주장한 것이라면 판단착오다. LG카드는 정부 주도로 살렸다. 그래서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관리'를 하면서 차츰 경영이 정상궤도에 진입하고 있다. 만약 판이 깨진다면 LG카드 소액주주들의 원망은 LG그룹에 돌아가기 보다는 정부와 산업은행에 돌아갈 가능성이 더 높다.

행여 정부와 채권단이 'LG카드 대주주들의 불공정 주식거래'를 '최후의 카드'로 쓸 생각이라면, 정작 이 부분이야말로 여론의 감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LG카드 위기 전에 내부 정보를 이용해 대주주들이 주식을 미리 팔았다는 의혹이 제기된지 1년이 지났다. 그런데도 아직 금융감독원 조사가 지지부진한 것도 문제지만, 불공정 거래행위가 있었다면 그 자체로 처벌하는 게 마땅하다. 그게 아니라면 출자전환을 얘기하면서 되풀이 해 운을 뗄 필요가 없다. '거래'의 대상일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출자전환 압박용 카드'로 쓰여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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