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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형의 협상전략]"기지와 재치만으로는 성공 못해"

김성형 교수의 협상전략 김성형 한양대 교수 |입력 : 2005.03.01 11:00|조회 : 48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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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김성형 교수는 '성공학' 섹션 출범과 함께 3월부터 협상전략에 대해 다양한 사례를 중심으로 칼럼을 전개합니다. 김 교수는 영국 쉐필드(Sheffield) 대학교에서 협상학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현재 한양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연구교수로 협상과 관련된 연구와 강연을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김 교수는 또한 이화여자대학교 부설 이화리더십개발원의 '기업여성리더십과정'과 'NPO여성리더십과정'에서 '글로벌시대 협상전략 실전연습'이란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매일 숱한 협상을 하면서 살아간다. 국가 간의 협상이나 국내 이익집단간의 협상 말고도 실제로 알게 모르게 매일 협상한다. 아이를 달랠 때나, 자매끼리 옷을 빌릴 때, 가게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 사랑하는 사람과 관계를 정리하거나 다시 시작하고 싶을 때, 프로젝트를 끝내기 위해 야근여부를 결정할 때, 기부금을 받으려고 할 때, 연봉 논의 때, 혹은 각종 회의에서 상대와 의견이 다를 때 등 우리는 넓은 의미에서 많은 협상을 한다.
 
사람들은 종종 협상할 때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대처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순간적인 재치나 기지로 많은 문제들이 해결되기도 한다. 우리 주변에 배짱과 기지로 협상을 멋지게 성공한 사례를 얼마든지 찾아볼 수도 있다.
 
71년 조선업에 진출한 정주영씨가 차관을 얻기 위해 영국 런던으로 간 후일담도 이런 예일 것이다. 당시 그의 손에는 조선소 사업계획서와 울산 미포만의 백사장 사진 1장뿐이었다. 배 한척 만들어 보지 못했던 그가 엄청난 금액의 차관을 얻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정주영씨는 사업계획서를 바탕으로 영국의 바클레이 은행을 설득하는 데 성공하였다. 그리고 조선소도 없이 선박 수주협상을 하러 그리스 선주를 만났다. 그리스 선주가 “우린 배를 만든 지 200년은 된 곳에 일을 맡긴다”고 하자 정주영은 우연히 자신의 호주머니에 있던 거북선이 그려진 500원짜리 지폐를 꺼내 “우린 500년 전에 거북선을 만든 나라”라고 설득해 수주를 따냈다. 정주영은 돈과 경험도 없이 오로지 재치와 배짱으로 한쪽에서는 조선소를 다른 한쪽에서는 유조선 2척을 건조해 냈다.
 
위의 사례는 매우 이례적인 것이다. 실제 협상에서는 순간적인 기지와 재치만으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다. 사실 협상의 결과는 십중팔구 협상 전의 준비 정도에 따라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고 봐야 한다. 특히 철저한 준비를 바탕으로 초기에 조성해 놓은 환경들은 협상의 모든 과정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협상의 결과와 준비정도는 함수관계에 있다는 의미다.
 
협상을 많이 하거나 잘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준비를 하지 않거나 소홀히 하는 이유를 조사해보면 대체로 세 가지로 요약 된다:
 
첫째, 협상에서 다룰 내용을 다 알고 있다고 자신한다.
둘째, 준비할 시간이 없다.
셋째,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제3자의 입장에서 보면 준비할 것이 훨씬 많고, 상대에 대해 많이 알수록 협상에 걸리는 시간을 더 줄일 수 있다. 상대에 대한 모든 정보를 알 수는 없지만 충분한 준비과정은 불필요한 노력과 시간을 줄일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상대에게 끌려 다니지 않고 효율적인 협상을 잘 할 수 있기 위해서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체계적인 준비 습관을 갖지 않으면 협상 때 상대로부터 압력을 받았을 때 예전의 나쁜 습관대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체계적인 준비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명확하고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가령 협상을 통해서 얻고 싶은 것이 값싼 제품인지, 좋은 품질인지, 아니면 빠른 구매인지, 혹은 전략적 제휴, 장비구매, 혹은 기술이전과 같이 개별적인 사안보다 상대 회사와 좋은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이로운 것인지 등 협상을 통해 얻으려고 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면 협상에 나서지 말아야 한다.

본 칼럼은 앞으로 협상을 통해 상대와 “관계”도 좋아지고 내가 목표한 최대의 “결과”를 얻어 낼 수 있도록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동시에 협상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에 따라 어떤 전략을 사용할 수 있을지에 관심을 갖고 전개할 예정이다.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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