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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대북사업 분노 다스리고 결자해지하길

김윤규 부회장께 드리는 글

성화용의인사이드 머니투데이 성화용 기자 |입력 : 2005.09.15 08:03|조회 : 16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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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께.

미국에 체류중이라 들었습니다. 심경이 복잡하시겠지요. 이곳 사정이야 여러 경로로 아시겠지만 생각보다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이 혼란스러운 듯 합니다.

북한 당국이 롯데관광에 개성관광사업 참여를 제안한 사실이 드러났고 현대는 북측의 어이없는 위약에 분노하면서도 애써 참는 기색이 역력합니다. 그룹 내 일부 강경론자들 사이에서는 '경제논리대로 가자'는 얘기도 나온다고 하더군요. '돈 안되는 사업'에 매달려 더 이상 북측에 휘둘릴 이유가 없다는 거지요.

그러나 이 역사적인 사업을 어떻게 당장의 손익으로 따질 수 있겠습니까. 현대의 대북사업은 이미 한반도의 정치, 외교적 역학구도를 돌려 놓을 정도의 큰 변화를 몰고왔습니다. 일개 기업과 기업인이 정치를 넘는 정치, 외교를 넘는 외교로 국가의 운명과 역사의 흐름에 개입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입니다.

돌아가신 정주영·정몽헌 회장의 의지가 대북사업을 일으켰지만 지금에 와서 이 사업의 의미가 그저 특정 기업인의 특이한 유업(遺業) 정도로 축소돼서는 안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한반도의 비극적 역사와 민족의 염원이 녹아있고 모든 국민이 이해당사자가 되니, 대북사업의 무게를 어찌 개인의 어깨만으로 감당하겠습니까.

하지만 최근 김 부회장께서 '타의'에 의해 현대아산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이후 북측의 일련의 태도를 통해 이 민족적 사업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북한 당국이 현대그룹에 가한 압력은 상식을 벗어난 느낌입니다. 김 부회장을 대표직에 복귀시키라는 요구와 함께 금강산 관광객수를 축소하고 롯데관광을 끌어들이는 것을 보니, 북측이 현대의 멱살을 잡고 흔드는 모습을 연상하게 되더군요.

이 '현대 흔들기'를 지켜보며 김 부회장께서는 과연 어떤 느낌이 드셨습니까. '김정일 장군이 중히 여겨주는 것'에 위안을 삼을 정도의 어처구니 없는, 만화 같은 캐릭터는 아니겠지요. 일각에서 험담하는 대로 어떤 비선 라인을 통해 북측에 구명운동을 했을 정도의 소인배 또한 아닐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의 횡포는 그 자체로도 불쾌감을 주지만 현대가(家)와 현대그룹이 남북 화해의 가교로 일궈놓은 민족의 대북사업을 '김정일 위원장과의 사적인 친분'에 의한 '개인 사업'으로 격하시켰다는 점에서 더 충격적입니다.

바로 김 부회장께서 '사적 친분의 고리'로 지목된 셈이지요. 과연 그것이 현대 대북사업의 본질입니까? 현대가와 함께 대북사업을 일으킨 김 부회장의 성취는 이 정도에 머물러야 합니까? 그것으로 만족하십니까?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김 부회장을 '비리 인물'로 낙인찍은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어떤 비리인지, 현대가 김윤규를 배신한 것인지, 김윤규가 현대를 배신한 것인지, 속사정을 알지 못합니다.

다만 무한대의 헌신과 엄청난 비용을 쏟아부어 간신히 정착시킨 대북사업이 이렇게 헝클어지는 건 곤란합니다. 그 의미를 되찾으려면 김부회장께서 먼저 분노를 다스려야 할 것 같습니다.

북측의 횡포에 항변하고 정상적인 관계에서 사업을 끌어갈 수 있도록 결자해지의 심정으로 나서주시기를 부탁합니다. 이 시점에서 그 역할을 할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그것이야말로 대북사업을 '개인사업'이 아닌 '민족의 사업'으로 복원하는 것이요, 사업을 일으킨 고인들과 함께 김 부회장 개인의 성취를 온전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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