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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잠망경]생색내기식 요금인하

외부압력에 의한 휴대폰 요금인하..부작용도 많다

윤미경의 통신잠망경 윤미경 기자 |입력 : 2006.10.09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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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내년부터 휴대폰 무선인터넷 요금을 30%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당정은 이번 조치로 2100억~2800억원 정도가 소비자에게 환원될 것으로 기대했다. 기대만큼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지는 미지수지만 아무튼 요금을 내린다니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이번 당정의 요금인하 결정이 그리 흔쾌하지만은 않다. 왜 하필 지금 시기에 정부와 정치권이 나서서 휴대폰 요금을 놓고 저울질을 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고, 왜 하필 무선인터넷에 한해 요금을 내리기로 했는지도 의아스럽다. 게다가 이번에도 정치권의 '입김'이 한몫 작용했다는 점도 마땅찮다.

원칙대로 따지자면, 휴대폰 요금인하는 사업자 자율로 결정하는게 옳다. 그러나 단 한번도 이동통신업체들이 자율적으로 요금을 내린 적이 없다. 정부와 정치권이 나서기 때문에 이통사가 요금인하를 자율적으로 결정하지 못하는 것인지, 이통사가 자율적으로 요금을 내리지 않기 때문에 정부와 정치권이 나서는 것인지, 선후를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이통시장은 늘 외부압력에 의해 요금인하가 결정돼왔던 게 현실이다.

지난 2004년에도 물가안정이라는 명분하에 휴대폰 기본요금을 1000원 인하키로 당정이 결정해버렸고, 지난해도 정보통신부 주도하에 발신번호표시(CID) 요금 무료화를 결정해버렸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당정이 무선인터넷 요금 30% 인하를 결정해놓고 요금인가제 사업자인 SK텔레콤에게 행정지도를 하겠다는 식이다. 그나마 밟아야 할 '요금인가제' 절차도 무시해버렸다.

더 어이없는 것은 이번에 문자메시지(SMS) 요금을 내리지 않는데 대해, 당정은 "부가서비스는 인가제가 아니라 신고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점이다. 지난해 부가서비스인 CID는 신고제 대상이 아니어서 당정이 요금무료화를 주도했었나. 똑같은 부가서비스인데 CID요금은 개입해도 되고 SMS요금은 개입하면 안된다는 당정의 기준은 모호하기 그지없다.

당정의 말대로 '신고제'는 정부가 행정의 손길을 뻗칠 수 없는 곳이다. 당정이 무선인터넷 요금을 30% 인하하겠다고 결정은 했지만 SK텔레콤을 제외한 KTF와 LG텔레콤이 이를 따르지 않으면 그만이다. 이용약관 신고제 대상업체인 KTF와 LG텔레콤이 지금까지 CID 요금무료화를 제대로 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니 무선인터넷 요금 30% 인하에 따른 '소비자 요금인하 효과가 2100억~2800억원'이라는 주장이 공허하게 들릴 수밖에 없다.

청소년들이 주로 사용하는 무선인터넷은 그동안 적지 않은 사회 문제를 야기시켰다. 무분별하게 접속했다가 한달 요금이 370만원이 나오는 바람에 자살하는 중학생이 생기는가 하면, 잠깐씩 접속했는데 수십만원 요금이 나왔다고 호소하는 청소년들이 부지기수다. 때로는 몰라서, 때로는 통제력이 없어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마당에 무선인터넷 요금 30%를 내리는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다.

이 문제를 개선하려면 보다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 휴대폰 실사용자가 본인 명의로 가입하는 것을 의무화시키고, 청소년들이 사용할 수 있는 요금상품을 제한하는게 더 효과적일 것이다. 청소년요금제나 데이터정액제, 무선인터넷 차단서비스 등 지금도 상품종류는 다양하게 나와 있다. 청소년들이 본인명의로 이동전화에 가입돼 있다면 사회적으로 청소년 무선인터넷 과다사용은 충분히 방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행정의 손길은 바로 이런 방식으로 뻗쳐야 바람직하다. 물론 무선인터넷 요금은 마땅히 내려야 했다. 지나치게 요금이 높게 책정돼 있어 부작용이 적지않았고, 무선인터넷 시장저변을 넓히는데도 걸림돌이었다. 그러나 정부와 정치권이 해마다 '제철(?)'만 되면 이런 식으로 휴대폰 요금에 개입하는 것은 곤란하다. 더욱이 정치권 입맛대로 요금을 재단하고 생색을 내서야 되겠는가.

휴대폰 요금은 전기료나 수도요금같은 공공요금이 아니라, 엄연히 기업들의 자율경쟁이 보장된 시장이다. 넘치면 모자란만 못하다고 했다. 어떤 규제든지 과도하면 시장의 자율기능은 무뎌지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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