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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병칼럼]메모랜덤 오브 '뒷다리'

강호병칼럼 머니투데이 강호병 금융부장 |입력 : 2006.10.24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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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업 회계부정=2002년 미국 엔론은 회계스캔들로 악명 높았다. 그러나 그들의 악행은 회계기준을 마구 어긴 '불법'에 있는 것이 아니다. 회계구멍을 이용해 '경제적으로 믿지 못할' 회계를 한데 있다. 공장·시설이 필요하면 특수목적회사(SPV)를 만들어 비용을 다 떠넘기고 본사는 실적이 탁월한 예쁜 회사로 포장하는 식이다. 좋은 회계는 회계기준을 잘 지킨 것이 아니고 '경제적 실체'에 맞는 회계다.

2. 재벌 경영권 편법상속=이 문제와 관련된 스캔들은 2가지다. 계열사를 지배하는 비상장사가 제3자배정 유상증자 등을 하면서 계열사가 실권하고 오너 2, 3세에게 싸게 보이는 값에 넘기거나 재벌 오너가족이 비상장사를 만들고 그룹의 사업수요를 몰아줘 가치를 키우고 그것을 바탕으로 주력 계열사에 대한 소유력을 키우는 일 등이다. 이 문제가 불거졌을때 해당 재벌은 불법은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건전한 상식'에 비춰보면 합당하지 않다. 과도한 상속세 부담을 감수하고 깨끗하게 세금을 내는 오너도 있다.

3. 예보위 우리은행 성과급 선지급 징계=예금보험공사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예보위원회는 최근 경영정상화계획 이행약정(MOU)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황영기 행장을 비롯, 임원들을 경고조치했다. 우리은행이 지난 4월 임직원들에게 특별격려금으로 올해 성과급 395억원을 선지급한 것은 도덕적 해이라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은행대전 과정에서 성장을 위해 어쩔 수 없이 MOU 범위에서 했다며 말이 안된다고 한다.
MOU 규정만 놓고 본다면 규정 위반은 맞다. 그러나 경제적 내용 면에서 우리은행 주장대로라면 징계는 '뒷다리잡기'다. 더욱이 예보와 사전협의 과정에서 금융감독위원회가 △성과급 선지급이라는 절차상 문제고 △지급규모가 과도하지 않다는 이유로 징계 반대의견을 냈다고 한다. 공적자금 투입기관은 적당히 성장하면 되지 무엇을 그렇게 욕심내느냐는 투가 느껴진다.

 이 3가지 에피소드는 '규정'보다 '경제원리'나 '건전한 상식'이 정책과 경제주체의 행위준칙으로 우선돼야 함을 의미한다. 성장욕구가 강하지 않은 기업은 없다. 자본주의 기업은 물론이고 사회주의기업, 국영기업이라도 성장욕은 강하다. 성장은 기업 DNA 속의 본능이다. 그런 본능에까지 MOU가 얽혀 있는 것은 좋지 않다.

 금융기관의 과도성장은 위험하다. 세금과 직결된 공적자금 투입기관이라면 더 경계해야 한다. 그러나 공자금 투입기관의 자산성장 드라이브라고 해도 금융감독당국의 건전성 규제정책이라는 틀에서 통제돼야 할 사안이지 MOU 틀에 담을 사안은 아니다.

 공적자금 투입기관의 MOU는 부실금융기관 경영 정상화와 도덕적 해이 방지를 위해 만든 것으로 돼 있다. 위기탈출장치로 태생한 것인데 부실금융기관이 잇따라 정상화되면서 영 몸에 맞지 않는 옷이 됐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공적자금 투입기관이 빨리 매각돼 공적자금을 회수하고 MOU가 끝나야 하는데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아 성장 갈등이 심하게 생기고 있다.

시장여건상 빨리 팔 입장이 못되면 MOU는 도덕적 해이 방지, 성과 등 최소한의 요건만 남겨둔 채 축소하거나 아니면 다른 스킴으로 대체하는 것이 필요하다. 상황에 비춰 혼란스런 목적을 가진 관리는 규정에 파묻히는 관리가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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