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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잠망경]공정위가 정통부?

SKT 하나로 인수조건은 공정위 과욕..'빗나간 규제'

윤미경의 통신잠망경 윤미경 기자 |입력 : 2008.02.18 07:01|조회 : 9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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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대해 '조건부 허용' 결정을 내렸다.

공정위가 내건 '조건'은 SK텔레콤과 하나로텔레콤의 결합상품을 대리점이나 소비자에게 판매를 강요하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사업자가 SK텔레콤 이동전화에 대해 결합판매나 재판매를 요청하면 거절해서 안되고, 하나로에 비해 조건이나 절차, 방법, 대가를 차별해도 안된다고 못박았다. 뿐만 아니라, SK텔레콤이 독점하고 있는 800MHz 주파수 로밍의 의무화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공정위는 앞으로 5년간 SK텔레콤이 이같은 금지사항을 제대로 준수하는지 '이행감시 자문기구'를 설치해서 매분기마다 보고를 받겠다고 했다. 정보통신부가 공정위 조치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직권'으로라도 이행사항을 점검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800MHz 여유주파수에 대해 올해부터 회수해서 SK텔레콤 이외 다른 사업자에게 공정하게 재배치해줄 것을 정통부에게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이번 심사에서 '현시점에서 유무선 통신시장을 하나의 경쟁시장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지만 '유무선 통신시장의 혼합결합은 경쟁제한성이 있다'고 결론내렸다. 한마디로 800MHz 주파수를 독점하고 막강한 자금력과 마케팅 능력을 갖추고 있는 SK텔레콤이 하나로를 인수했을 경우 시장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공정위가 '합병'도 아닌 '기업 인수'의 기업결합심사에서 전례없는 '이행감시 자문기구'를 설치하겠다는 이유이고, 본연의 업무에서 크게 벗어난 '주파수와 로밍' 문제를 직접 챙기고 나선 이유인 셈이다.

그러나 공정위는 이번 결정으로 스스로 모순을 드러내고 말았다. 공정위가 문제삼고 있는 SK텔레콤의 800MHz 주파수 독점은 사실 공정위가 과거에 신세기통신과 합병을 승인한데서 비롯된 문제다. 당시 정통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정위는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 합병을 아무런 조건없이 허용했다. 공정위가 조건없이 허용한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 합병을 정통부가 '13개 조건'을 내걸어 지금까지 이행점검하고 있다.

800MHz 주파수 독점의 단초를 제공했던 공정위는 지금와서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합병을)인가했기 때문에 독점했다기보다...당시 상황에선 필요했다"면서 "지금와서 보니까 워낙 SK텔레콤이 커진데다가..."라는 전혀 엉뚱한 말로 얼버무렸다. 합병인가를 해준 공정위는 책임이 없고, 기업을 성장시킨 SK텔레콤의 책임이라는 말로 들린다.

공정위는 또 800MHz 주파수 독점해소 방안을 정통부에 요구하는 이유에 대해 '유선전화와 달리 무선가입자망 공동활용제도,설비제공의무가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통신시장에 대한 공정위의 '무지함'이 어느 정도인지 엿보이는 대목이다. 유선망에 대해 가입자공동활용제도(LLU)와 설비제공을 의무화하는 나라는 굉장히 많아도, 무선시장에 대해 이같은 제도를 의무화시킨 나라는 없다.

그 이유는 유선망의 필수설비는 대체가 불가능하지만, 무선은 경쟁체제에서 출발해서 대체 필요성이 없는 탓이다. 일례로, SK텔레콤에 불만이 생기면 KTF와 LG텔레콤으로 즉시 이동할 수 있지만, KT 시내전화를 하나로로 이동하려면 쉽지 않다. 자신의 집에 하나로 유선망이 구축돼 있어야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유선망 규제인 LLU마저 유명무실하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통신시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번 결론을 내린 것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소비자 후생증대'를 위해 '통신요금인가제 폐지'를 주장해왔던 공정위였다. 그러나 공정위의 이번 결정은 가입자의 요금할인 혜택이 많은 결합판매를 오히려 제약할 가능성이 높아, '소비자 후생증대' 정책방향과도 크게 어긋난다.

지난해 7월부터 KT와 SK텔레콤의 결합상품 요금할인이 허용됐음에도 불구하고 관련시장이 지지부진했던 것은 한마디로 '시장경쟁'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꽉막힌 '물꼬'를 틔워줘야 할 공정위가 오히려 '뚝'을 쌓고 있으니, 공정위의 '소비자 후생증대' 외침은 공허할 따름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했다. 지나치면 아니한만 못하다는 뜻이다. 공정위의 '과욕'은 본연의 역할에서 궤도를 한참 벗어나게 했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자기 부정'을 하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 닭 잡는 데 소잡는 칼을 쓸 필요까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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