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결국 속았다"..강재섭 정조준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3일 입을 열었다. 11일 만에 공식 기자회견이다. 박 전 대표의 목소리는 한층 격앙됐다.

박 전 대표는 이번 공천을 "무원칙한 공천의 결정체" "어리석은 공천" 등으로 규정하고 강력 비판했다. 지난 회견과 달라진 게 있다면 강재섭 대표와 당 지도부 등 공격 대상을 정조준했다는 점이다.

24일쯤 대구로 내려갈 예정인 박 전 대표는 지도부 지원유세 불참 의사도 분명히 했다. 그는 "제 선거도 있고 지원유세는 계획 없다"고 말했다.

이날 박 전 대표의 주타깃은 강 대표였다. 그는 "며칠 전 강 대표가 '정당은 노·장·청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번 공천은 과연 무엇이었느냐"며 "사람마다 적용 기준이 다르고 공천이 공정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걸 스스로 인정한 게 아니냐"고 되물었다.

또 "심지어 당 대표가 비례대표 영입에 대해 '대통령에게 칭찬 받았다'고 공개적으로 자랑하는 일까지 있었다"며 "이것이 뭘 의미하는지 여러분도 잘 아실 것"이라고 했다.

박 전 대표는 "결국 저는 속았다"며 "당 대표가 경선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든 간에 원칙을 갖고 공정하게 (공천) 하겠다고 내건 원칙이 있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상향식 공천은 사라지고 경선은 한 군데서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당헌·당규는 무시되고 당권·대권 분리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전 대표는 이방호 사무총장을 향해서도 "그(공천 탈락자들) 뒤에 대고 '몇명 나간다고 당 안깨진다'는 말까지 하는 건 그분들을 두번 죽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아무리 거짓과 배신이 판치는 정치라 해도 최소한 지켜야 할 경우는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며 "이런 식이면 누가 책임감을 갖고 당을 위해 헌신하고 어떻게 정당이 발전하겠느냐"고 뼈있는 말을 던졌다.

그는 "한나라당 공천파동과 당 개혁 후퇴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는 당을 더 개혁하지 못할 망정 이미 개혁된 것조차 지키지 못하고 오히려 후퇴시킨 당 대표와 지도부가 져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과거 국민에게 드렸던 많은 약속들이 지금 깨져가고 있지만 여기서 포기하지 않겠다"며 "그길을 담대히 걸어가겠다"고 불출마 및 탈당설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