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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대나무 꽃, 흰 송아지

성화용의인사이드 더벨 성화용 시장총괄부장 |입력 : 2008.10.09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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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화병(開花病)

대나무는 보통 꽃을 피우지 않는다. 땅속 줄기를 뻗쳐 죽순을 내고 그것으로 사실상 번식을 한다. 그러나 수십년 또는 백년을 넘겨 어떤 지역의 대밭에 꽃이 피어날 때가 있다. 한 번 꽃이 피면 그 인근의 대나무는 모두 전염이라도 된 것 처럼 대밭 전체에 꽃이 돋고, 결실을 맺은 후 말라 죽는다.

이러한 현상을 개화병(開花病)이라 한다. 대밭은 전멸되지만 이 때 생겨나는 대나무 열매는 들쥐의 먹이가 돼 주변의 다른 나무들까지도 엄청난 피해를 입힌다고 한다.

결국 화려한 '개화'는 집단자살의 전주곡이요, 그 이웃들까지 희생시키는 불길한 징표인 셈이다.

미국 투자은행(IB)들은 화려한 금융파생상품의 꽃을 피워냈다. 몇 년새 천문학적 이익과 보너스로 열매를 맺었지만 결국 스스로를 레버리지의 덫에 가둬 몰사했을 뿐 아니라 주변부에도 심각한 상처를 남기고 말았다.

개화병의 원인은 주기설(60년주기 등)부터 태양흑점설 까지 여러 설이 있으나 아직 확실한 정설이 없다. 대나무꽃이 핀 후 살아남은 극히 일부 땅속줄기는 수년 후 다시 죽순을 일으켜 '어른대'로 되살아나기도 한다.

개화병에 걸린 IB는 어떻게 해야 다시 새순을 낼 수 있을까.

#흑우생백독(黑牛生白犢)

중국 춘추 말기에 어진 이가 있었다. 하루는 그 집에서 기르는 검은 소가 흰 송아지를 낳았다. 괴이하게 여겨 공자에게 그 이유를 물으니 "길조이니 하늘에 바치라"고 했다. 1년 후 그의 아버지가 까닭없이 눈이 멀었다. 그리고 그 집의 검은 소가 또 다시 흰 송아지를 낳았다.

다시 공자에게 물어 보니, 같은 말을 되풀이 했다. 다시 그대로 행하니 그 집의 아들마저 눈이 멀었다. 그 뒤 전쟁이 일어나 인근의 장정들은 대개 목숨을 잃었지만 이들 부자는 눈이 멀어 오히려 화를 면할 수 있었고 전쟁이 끝난 후 눈이 회복돼 사물을 볼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열자(列子) 설부편(說符篇)'의 이 이야기는 '흑우생백독(黑牛生白犢 :검은소가 흰 송아지를 낳다)'이라는 경구로 이어져 길흉화복은 미리 헤아릴 수 없음을 비유해 쓰인다. '새옹지마(塞翁之馬)'와도 뜻이 통하지만 그 반전이 훨씬 드라마틱하다.

금융시장이 급변하면서 재계에도 '괴이한 흰 송아지'들이 속출하고 있다.

노르웨이 크루즈선사 아커야즈를 인수한 후 휘파람을 불었던 STX그룹, 밥캣을 사들여 사상최대 크로스 보더 M&A를 성사시킨 두산그룹이 자금 압박을 받으며 위기설에 곤욕을 치렀다.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집어 삼킨 금호아시아나그룹도 심각한 상황에 내몰렸다.

M&A를 추진할 때만해도 분명 '검은 소'의 불룩한 배를 보며 흐믓해 했었는데, 지금은 '흰 송아지'에 불안해 하는 기업이 여럿이다.

물론 반대 사례도 있다. 6년째 반도체사업에 허덕이고 있는 동부그룹은 요즘 오히려 속 편하게 시장을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분양사업을 따내지 못해 몇 년 째 무기력하게 뒤쳐져 있던 몇몇 중견건설사들이 현금을 손에 쥔 채 표정관리를 하고 있는 걸 봐도 그렇다.

요즘 같은 대혼돈의 시기에는 섣부른 낙관도 비관도 금물이다. 잘 견뎌내고 볼 일이다. 길흉과 화복의 변천이 또한 무상하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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